1. 고르기아스/메넥세노스/이온

연설에 관한 플라톤의 생각이 잘 드러난 책이다. '훌륭함'을 추구했던 플라톤인만큼 예술도 연설도 사람들의 훌륭함을 함양하기 위해 쓰여야 한다는 논지이다. 예술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플라톤의 생각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싸구려 선동 예술이 많아진 지금 차라리 이 말이 옳은 것 같기도 하다. 여담으로 플라톤에 관심이 있는데 <국가>를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대체품으로 <고르기아스>를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2. 세포의 반란

암에 관한 세포생물학 지식을 발견 과정과 더불어 정말 잘 설명한다. 학교에서 쓰이는 <암의 생물학> 교재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낫다. 물론 저자가 같기는 하지만.


3. 유전자 스위치

후성유전학을 소개하는 친절한 책이지만, 너무 친절한 나머지 했던 얘기를 다음 장에서 처음 하는 얘기인양 계속 반복한다. 그 점이 너무 아쉬웠다.


4. 프로타고라스/라케스/메논

플라톤의 이론이 완성되기 전에 나온 작품들이기 때문에 뚜렷한 결론들이 없다. 철학만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읽지 않기를 권한다. 다만 플라톤의 이론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 특히 <메논>은 기하학을 유도 신문해놓고 상기라고 우기는 억지를 제외하면 훌륭한 대화편이라고 생각한다.


5. 단백질의 일생

대중교양서적으로 분류해야겠지만, 단백질의 수송과 관리에 관한 이론을 대학생 수준까지 정말 잘 설명한다. 이런 책이 잘 알려져야 할텐데.


6. 카르미데스

개인적으로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가 만나는 적수 중 크리티아스가 가장 호적수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도 모른다고 하는 사람과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의 대결이 나름 재미있다. 철학적으로는 엄청 중요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7. 에세 2

<레몽 스봉의 변호>는 정말 훌륭한 글이었다. 몽테뉴를 통해 내가 살면서 접하고 아는 것들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내려놓게 됐다. 정말 감사한 체험이다.


8. 마션

자유로운 창의력과 끈끈한 인류애가 합쳐져 나온 좋은 작품.


9. 돈 카를로스

장엄하다. 확대해서 보면 빈틈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빈틈이 오히려 이 작품에 인간성을 부여한다.


10. 풀잎

자유에 관한 멋진 철학과 문장이 담겨 있다. 다만 서론 읽기가 많이 고역이다. 시적인 표현도 너무 많이 쓰면 말더듬이로 보인다.


11. 향연/파이드로스/리시스

<향연>이야 말할 것 없이 아름답고 배울 점이 많았다. <파이드로스>는 처음 읽어봤는데, 굉장히 과소평가된 대화편이다. 사랑에 관한 중요한 논의에 더불어 플라톤 나름의 변론술을 가르친다. <리시스>는... 그냥 앞의 두 작품의 단초 정도로만 생각해도 될 듯하다. 사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12. 불멸의 꿈

노화와 건강에 관한 과학 이론들을 잘 설명해준다. 요즘에는 <불멸의 꿈>은 절판됐고 이를 보완한 <가장 큰 걱정>이 팔리고 있는데 곧 읽어볼 생각이다.


13. 에우튀데모스

정신사납다. 웃기긴 하다. 고대 그리스어 언어 유희를 잘 옮긴 역자가 플라톤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14. 알키비아데스

실존인물 알키비아데스의 행적을 알고 읽으면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결국 큰 일을 해내려면 자신의 일부터 똑바로 알아야 한다. 동양에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동양이든 서양이든 인간의 근간은 같은 것 같다.


15. 밤 끝으로의 여행

야만적이고, 혐오스러운 장면들이 많지만, 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흉한 꼴이지만 오히려 자세히 보여주는 저자에게 고마웠다.


16. 돈키호테 1

왜 그리 고평가받는지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그럴만하다. 유머가 500년 가까이 사람을 웃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더구나 그냥 우스운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돈키호테의 추태로부터 나 자신을 볼 수 있어서 뜻깊기도 하다. 2권을 읽는 중이다.


17. 질병의 연금술

독이 우리 몸에 작용하는 원리를 알고자 샀는데, 그보다는 독성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많이 다룬다. 독성학의 추리는 타당해보여도 위험한 경우가 많다. 아무튼 실험용 쥐의 몸과 사람의 몸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