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책 소개를 간략히 해보자면...
(괄호 안의 숫자는 점수이며, 10점 만점이 기준이고, 평점 매기는 4개의 사이트에 각각 매긴 점수를 기반으로 종합함. 위의 평점은 가장 보수적으로 매긴 것.)
1. 연애의 기억(7-)
주인공 폴은 열아홉의 객기로 연상인 유부녀 수전과 눈이 맞은 다음 사랑의 도피까지는 감행하였으나, 그 뒷감당을 하지 못해 쩔쩔매던 걸 회고하는 책.
예전에 달을 그릴 때 달 주위에 음영만 칠해서 그린다는 기법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생각났다. 수전의 시선은 찰나로도 담겨있지 않지만 결국 수전을 향한 호기심이 증폭됨.
2. 아가씨 아카입(7+)
박찬욱의 아가씨에 대해 제작 과정, 배우 인터뷰, 평론 등등 망라해서 적어놓은 책.
영화 산업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교보재가 될 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 지 그 세세함을 볼 수 있었음.
3. 침묵하는 우주(9-)
세티 프로젝트 책임자가 말하는 세티 프로젝트와 우주 지적 생명체의 가능성에 대한 책.
지구라는 표본밖에 가지지 못한 과학자로서도, 유일한 지적생명체라는 외로운 인간(근데 고래도 기 아닌가 싶긴 했음...)으로서도 잘 표현한 거 같고, 설명이 친절하게 장마다 하나씩만 알려주면서 불가능한 것들을 배제해 줌.
4. 셜록홈즈의 7% 용액 (7)
셜록홈즈 시리즈에 모리어티를 오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볼 가치는 있을 수 있음. 이 책의 전반부는 셜록 홈즈가 평범한 수학 교사 모리어티를 세계의 흑막으로 오해한다는 착각 미행에서 출발하고, 그 원인을 코카인 중독으로 설정함. 이 과정에 나오는 저명한 실존인물과 그의 처방까지는 흥미진진했음.
다만 후반부에 나타나는 악당을 추격하는 장면에선 장르적 재미 전환을 시도하는데, 여기서 살짝 석나갈 수 있음. 기차 칸을 뜯어서 연료로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이 딱 그렇게 깔아놓아서 번 것들을 팔아서 전개하는 느낌?
5. 오만과 편견 (8)
15년만의 재독. 15년 전에 이 책을 볼 땐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이젠 이 책의 재미를 안 거 같다. 그치만 재미 이상을 느낄만치는 아직 아니었음.
6. Q & A (8+)
슬럼독 밀리어네어 원작 소설. 현란한 구조 비틀기로 뻔한 권선징악을 말한 느낌이었음. 퀴즈를 맞힌 게 인생의 경험 덕이라 퀴즈를 컨닝으로 맞혔는지를 확인하려면 회고를 들어야 함. 근데 퀴즈쇼 단계대로의 회고라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임.
다 읽고 보면 복선도 유추하기 쉽게 깔아뒀고 인물도 입체적이지는 않음. 그치만 구조 비틀기로 끝까지 재밌게 보게는 해주는 게 마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 한 번 타고 온 느낌임.
7. 서평 쓰는 법 (6+)
어찌보면 뻔하게 말하는 서평 작성법. 레퍼런스랑 마지막만 훑어보면 그나마 괜찮은데 전반적으로 밍밍함.
8. 농담 (9)
어느덧 세 번째 쿤데라 소설. 여지껏 읽은 쿤데라 중에 가장 내 취향이었음. 주인공 루드빅이 복수라는 명목의 화풀이를 하는 대목에서 카뮈의 전락이 떠오르긴 했음. 그 책 주인공도 세상에 막 화풀이 하던데. 그리고 써진 문장들을 보면서 '음, 문호 맞구나'했음. 잘 쓰드라.
9. 카페인 권하는 사회 (5+)
이 달의 함정 픽. 작가 본인부터가 카페인에 대한 태도가 일관되게 견지하지 못함. 카페인 업계를 소개하고 싶은 건지, 카페인이 위험하다고 홍보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음. 전자라면 너무 미온적이고, 후자라기엔 위험성이 잘 느껴지지 않음. 세상에 즉각적으로 위험에 처해지는 독극물이 얼마나 많은데 고 정도로? 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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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가유 침묵하는 우주 장바구니에 넣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