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독붕이가 옮긴 이동진의 말은 맥루한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아. 


맥루한은 매체를 두 부류로 나누었는데, 상대적인 거니까 하나의 축으로 이해하면 편할 거야. 뜨겁다는 건 고해상도의 정보가 많이 주어진다는 거야. 그래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여도 충분히 이해가 돼. 그렇지만 차가운 매체는 저해상도의 정보를 주는 매체라서 감상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거고. 당시엔 HD TV의 시대가 아니어서 영화가 뜨겁고 TV가 차갑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아니겠지? 


아무튼 영화와 책을 비교하면 영화 쪽이 뜨거운 매체가 맞아. 그걸 영화가 '우리를' 뜨겁게 만든다고 표현을 바꿔서 헷갈리게 한 것 뿐. 


이건 맥루한이 한 말은 아니지만, 그 성격상 차가운 매체는 감상자의 참여가 요구되는 만큼 애착이 강하게 생겨. 자기의 해석활동을 통해서 같이 만들어낸 거라는 느낌을 주거든. 반대로 뜨거운 매체는 그냥 수동적인 소비적 감상으로 넘어가기가 훨씬 쉽지. 


그 덕분에 책은 내용을 잘못 기억하는 일이 역설적으로 많이 생겨. 자기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해석한 내용과 책에 쓰여진 문자 텍스트가 서로 구별이 되질 않거든. 그래서 정말 감명깊게 읽었다고 생각하던 책이 나중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읽어 보면 자기가 기억하던 것과 전혀 다른 표현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지. 


요즘 누가 맥루한을 읽겠냐만,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