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전하지 못한 말, 부치지 못한 편지

 

카프카의 소설은 하나같이 그로테스크하다. 하루 아침에 벌레가 되고, 다리가 되고, 소송에 휘말리고. 이 책은 편지형식이지만 그의 모든 작품에 대한 자전적 해설서이며, 그 기괴함은 극복하지 못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하나의 점으로 연결된다.

 

유년시절부터 카프카는 아버지 자신은 지키지 않는 규율에 무차별적으로 복종하면서 극도의 불안을 경험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아버지의 역정에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아야만 했다. 어머니 또한 순종적인 성격의 전형적인 가부장제 집안이었고, 이런 지나친 압박과 간섭은 카프카에게 성인이 되어 바깥 세상과 싸움을 치르는데 큰 고통이 되었다.

그는 평생에 걸쳐 아버지가 베푼 모든 것에 대한 수치심과 죄의식,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

그는 수치심이 자기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카프카, <소송>

때문에 그는 아버지로부터 달아나야 했고, 그가 택한 방법은 결혼이었다. 카프카는 옷가게에서 만난 여성과 처음 약혼을 결심했으나, 자수성가한 그의 아버지는 여자의 집안이 하층계층이라고 거세게 반대하였다. 결국 그는 세 번의 파혼으로 정신적 방황을 계속한다. (읽던 도중, 노란 쓰레기<보통의 존재>의 작가 이석원이 계속 생각났다.)

Page 144 그것은 제가 결혼할 수 있기에는 명백히 정신적으로 무능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점은 제가 결혼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납니다.

편지 말미에 카프카는 이러한 자신의 심경에 대해 역으로 아버지의 쿠사리(?)를 가정하여 쓴다.

Page 158 너는 생활능력이 없다. 그래서 너는 걱정과 자책감에서 벗어나 편안히 살아갈 수 있기 위해 내가 너의 모든 생활 능력을 빼앗아서 내 주머니 속에 착복해버린 것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이제 너한테 생활 능력이 없는 것은 너와 무관한 일이 되는 셈이지. 책임은 나한테 있으니까.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극복되어야 할 존재가 부모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 책을 읽고, 카프카의 <소송>에서 요제프 카의 마지막 절규가 더 고통스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