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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갖춘 감상문이라기 보다는 형식미에 대한 얘기 위주로.
질감, 두통과 추위와 날카로움과 어둠 속 환한 느낌이 선명한 소설이었다.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명료했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공을 들인 듯했다.
흔한 말로 영화를 '편집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즉 무엇을 더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뺄 것인가의 미학.
이 소설에서 그런 점들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것이 부디 사랑에 관한 소설로 읽히기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은 사랑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문장들을 제함으로써 위태롭게 이루어져 있다.
4.3에 대한 이야기를 흔히들 아는 대문호의 묵직하고 깊고 넓은 통찰과 방대한 자료로 비추기 보다는
작고 날카로운 틈새로 흔들리듯 조망하여 간신히 얻어낸 '눈의 결정'처럼 한없이 약하고 가볍게 엿보인다.
이런 형식미로 거르고 걸러낸 문장들이 처음부터 익숙하진 않았지만 그날 밤으로 초대하기에는 충분하고 적절해 보였다.
다만 깊게 체험되지는 않더라..
친구 집 찾으러갈때까진 재밌었는데, 제주어 뇌절이 아쉬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