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광인의 수기를 읽고
내가 그동안 읽은 몇권 안되는 책 중에서 가장 '잘 쓴' 글이라고 느꼈음.
그래서 톨스토이에 대해서 얕게나마 알아본 바로는
'죽음'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증오하고 미워했고,
그의 문학인생 전반에 걸쳐 죽음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더라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어디까지가 셀털일지 모르겠어서 조심스럽지만, 예비군이 끝난 나이임)
항상 궁금했던 게 있는데
톨스토이뿐 아니라 진시황이라던가 있잖아.
불로불사라던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난 그게 조금도 이해가 안 가서
독붕이들에게 물어보고 싶어.
다들 죽는게 싫어?
뭔가 내가 정상적이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알겠는데.
이해는 안 가서 알고 싶고 궁금해.
사람들은 대부분 진심으로 죽기 싫어?
물론 내가 생각해도 당장 죽을 상황에 처한다면 당연히 나도 살기위해 모든 걸 걸고 발버둥칠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명체로서 가지는 당연한 본능같은 거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죽는 게 싫은지에 대한 의문이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고통을 겪는거야.
죽음은 대부분의 경우 고통을 수반할 테고.
그런데 고통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죽는다는 건 살아있는 것보다 좋은 거 아니야?
예컨데 자다가 그냥 다음날 눈을 뜨지 않는다는 식의 편안한 죽음이라면.
나는 진심으로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죽었을 때
그 존재를 위하는 마음에 참 마음이 좋고 편안했어.
그리고 나에게 너무너무 소중한 존재가 고통스러워 할 때
할 수만 있다면 고통없이 죽여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
반대로 내가 충분히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누구보다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항상.
그렇다고 해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야.
자살이라는 건 할 생각도 없고,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아마 그럴 만한 상황에서조차도 그럴 용기가 없을거야.
'불로불사'라는 게 어차피 살거라면 사는동안
늙지않는다거나,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라면
그걸 원하는게 100% 이해가 가는데,
죽지 않기를 원하는 거라면 정말 이해가 안가네..
게다가 이게 일반적이지 않은 생각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
책이나 철학 관련해서나 좀 진지한 얘기가 되더라고.
모르긴 몰라도 건강하지 않은 생각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바꿔야 하지 않을까?
우선 톨스토이 좀 더 읽어볼 생각이고.
혹시 이런 주제 관련해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면 고맙겠어!
문학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 dc official App
삶은 좋은 것이니까, 그걸 영영 잃어버린다는 것은 어쨌건 좋지 못한 것이지.
어..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야.. 삶이 좋은 거라면 당연히 죽음이 부정적인 것이지. 대부분의 사람은 삶이 좋다고 생각하는구나. 와.. 내 삶이 가장 불행한 삶이 전혀 아닐텐데도 난 삶이 좋다고 생각한 적도, 느껴본 적도 없으니 내가 나약한게 문제인 듯. - dc App
오히려 현대인들은 네 관점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터인데,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근데 그건 네가 본문에서 얘기한대로 건강하지 못한 거임. 생각이 병들어 있는 거지. 시대의 병폐라고 할 수 있겠지. 삶을 풍부하게 느낄 때 비로소 삶을 살게 되는 것이겠지. 그걸 모르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불행한 일일 거야. 톨스토이는, 삶을 가장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던 사람 중 하나였겠지
뻘글 쓴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진지하게 좋은 말 고마워. 나는 이반 일리치나 톨스토이의 실제 삶이 너무 훌륭하게 잘 살고, 성공한 사람인데 뭐가 문제지.. 배가 불러서 저런생각하는건가 싶었는데, 그게 임자가 말한 '현대인' '시대의 병패'겠어 - dc App
(그런 생명체로서 가지는 당연한 본능같은 거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죽는 게 싫은지에 대한 의문이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고통을 겪는거야. 죽음은 대부분의 경우 고통을 수반할 테고. 그런데 고통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죽는다는 건 살아있는 것보다 좋은 거 아니야?)
ㄴ인간은 생각을 할 때 자신의 육체적 판단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라면, 동물이라면, 당신의 육체는, 즉 당신은, 결코 죽고자 하지 않는다. 당신의 생의지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당신의 육체도 당신이다.
맞아.. 육체야말로 나지.. 우리가 정신이나 이성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냥 육체활동이니까. 요즘들어 점점 느끼는 건 남자가 나이먹을수록 생각은 멈추고, 행동을 해야하는구나 싶어. - dc App
인간의 의식까지 육체활동이라고 단언할 필요는 없다. 의식을 제하더라도 생의지는 위대하다.
좋은 말, 진지한 답변 고마워ㅎㅎ - dc App
고통은 괜찮지만 무의미함은 두려운 거시야... 톨스토이 참회록 ㄱ
이러다 철스퍼거가 되버렷.. - dc App
근데 임자가 한 말, 약간 니체 철학 느낌인가? - dc App
니체? 뭐엇? 그딴 새끼는 읽어보지도 않았다!
아니 너가 어디서 본 말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뭔가 울림이 있었어. 그래서 더 알고 싶어서. - dc App
이것은 와타시의 생각인 데쑤우, 글 좀 써보려다가 철스퍼거 같아 그만 씀. 저 말을 삶으로 현존한 죽음의 수용소에서 ㄱ
아깝네, 글 좀 쓰지ㅋㅋ 죽음의 수용소 장바구니행 - dc App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현대 사회는 죽음을 숨기려고 한대. 책 재밌음
나도 죽음에 대해 별로 두려운 게 없음. 내일 죽어도 아무런 미련 없을걸. 그렇다고 죽음을 일찍 앞당기겠다는 건 아니고 ㅋㅋ
책 추천 고마워. 유쾌한 제목이네 - dc App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죽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시신을 강철 문 뒤에 두고, 환자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병실에 몰아넣는다. 죽음을 너무나 잘 숨기는 바람에, 우리가 죽지 않는 첫 세대라고 거의 믿어도 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며 우리도 그 사실을 안다. 위대한 문화인류학자 어니스트 베커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과 두려움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이라는 동물을 따라다닌다." 죽음이 두려워서 우리는 대성당을 세우고, 아이를 낳고, 전쟁을 선포하며, 새벽 3시에 고양이 동영상을 본다. 죽음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가진 모든 창의적, 파괴적 충동의 원동력이 된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이해할수록,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오 어니스트 베커 밑에 댓 독붕이 추천작 저자네 - dc App
케이틀린 도티,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임희근 옮김(반비, 2020), 저자의 말 中.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책 추천 고마워. 역시 독붕이들의 추천이란... - dc App
한낮의우울에서 죽음은 두렵지않아도 죽음의경계선에 서있는것은 끔찍하다라고 한 얘기가 생각나네 - dc App
어 그 느낌이네 - dc App
에밀 뒤르켐을 읽을 때로군 - dc App
에밀 뒤르켐 메모..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