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이유 읽어봤을 때 느낀 건
일반적인 이과 고교생들이 갖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에서 한 발짝도 벗어남이 없고
작가로서 문학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부족한 것 같고
그 스테레오타입의 연장선으로, 지나치게 비관적인데 자기는 그래야만 현실적인 것이라고 믿는 듯한데 도리어 그것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물론 뭐 sf라는 장르가 노근본 아이디어 원툴 장르라지만
그렉 이건과 함께 하드 sf의 양극으로서 인정 받는 테드 창을 읽어봤을 땐 완전 반대였거든.
스테레오타입 없이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의 이해를 갖추고 있고 좀 도식적이긴 하지만 문학을 좀 해볼 줄 알고 무엇보다 휴머니즘이 살아있음.
물론 두번째 소설집에선 폼이 극격하게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쿼런틴은 나중에 읽어보긴 할 거 같은데 데뷔작이니 뭐 그렇게 다를 것 같진 않음...
근작은 좀 다를라나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지만 세간에선 그렉 이건이 테드 창보다 뛰어난 작가로 평가되고 있는 걸로
더 선배인 덕도 있겠고 그냥 sf독자들이 요구하는 것에 잘 부합해서인듯. 그들도 태반이 내가 본문에 써놓은 거에서 벗어나지 않을 텐데. 그리고 테드창이 워낙 과작이라
테드창이 하드SF로 분류되지는 않을 걸? 그렉 이건과 창식이형이 스타일이 많이 다르긴 함ㅎㅎ 근디 이과 고교생이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 타입이 어떤 면을 말하는 거야?
하드sf 대표주자로 여겨짐. 스테레오타입은 뭐 인문학이든 뭐든 과학 바깥의 분야에 대한 얕고 수준 낮은 편견들... 구체적인 예시 하나하나는 기억이 나지 않고 오히려 테드창 단편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에서의 반례가 생각나네. 다음과 같은 구절은 그렉 이건은 절대 쓸 수 없는 수준의 이해를 보여줌.
대다수의 칼리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현대적이고 세속적인 진보주의자로 간주하고, 자신들이 일신교의 영향 아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 이외의 누가 칼리아그노시아를 지지하고 있는지 보십시오. 보수적인 종교단체들이 아닙니까. 세 개의 주요한 일신교인 유대교, 크리스트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모두 칼리를 이용해 외부인들의 매력에 대한 젊은 신도들의 저항력을 키우려는 시도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칼리를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육체의 유혹에 저항한다”라는 식의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육체를 경시하는 이 오래된 전통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80년대 90년대 sf는 다 어둡고 비관적인게많음 테드창이 안그런거지
ㅇㅇ 그거부터가 상투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봄 대부분. 사실 테드창이 그렇게까지 특출날 게 아닌데 고 정도도 없다는 게 참..
근데 80~90년대가 냉전의 공포부터 탈냉전과 함께 경제위기 등등이 있었던 시기라 상투적이거나 비현실적이진 않음. 그때 당시에는 현실부터도 그랬으니... ㅇㅇ;
ㄴ유행의 원인이 전반적인 퀄리티를 정당화할 순 없지. 상투적이고 비현실적임. 이건 기교의 문제임.
화내면서 뛰어올 누군가가 보이는군
독갤에 그렉 이건 광팬 있음..? ㄷㄷ
몇 분 계시긴 함
하인라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함
틀딱들 안 읽어봤는데 읽어봐야지.. 근데 허버트 조지 웰스나 릴아당 같은 찐근본들부터 읽어볼 거. 보르헤스 추천작 위주로
렘은 읽어 보심?
다른 인상깊게 읽은 SF 작가 있으신지 궁금함
테드 창 말고
렘도 아직. 근데 기대하는 바가 큼. sf 잘 몰라 ㅋㅋ
나는 소설 말고 드라마로 닥터후 ㅈㄴ 사랑함. 스티븐 모팻이 쓴 것들 위주로. 소설들 읽어봐도 그거 넘긴 어려울 듯
닥터후 이번에 60주년에서 러셀 돌아온대서 기대했는데 역시 러셀은 구린듯.. 모팻이 최고임. 다음 시즌에 귀환한다니 기대해봐야지
소설들 -> sf소설들
내가 뭐라고 이런 말하긴 웃기긴 한데 보르헤스가 부활한다면 스티븐 모팻의 닥터후는 분명 좋아할 듯
아 ㅇㅋㅇㅋ ㄳㄳ
둘 다 좋아하는 입장에선 작가의 개성을 상대 비교해 한쪽을 내려치는 게 잘 이해가 안되네. 걍 네가 관념론자거나 기독교인이라서 물리학적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조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외계인이 지구까지 찾아와 하는 일이 언어 학습일 거라고 낙관하는 세계가 안온하게 느껴지는 거 아님? 식자들도 제대로 못 받아들이던 9양자역학을 메인으로 깔고 펄프픽션 첩보물의 장점만 곁들여 데뷔작을 쓰고, 2000년대엔 본인 이름 붙은 기하학 증명을 발표한 작가를 과학력으로 까는 건 좀.. 게다가 불이나 화약부터 인터넷과 AI까지 새로운 기술은 늘 전쟁 OR 성욕 해소에 써왔던 게 인간이란 종의 역사인데 비관적 세계관을 가졌다는 게 문학적인 흠인 건지도 잘 모르겠음. 수백 편의 작품 중 이제 고작 3권 번역된 작가임.
좀 더 읽어보고 핑가해도 늦지 않다고 봄.
완전히 오독해놓고 따지듯 하는 게 좀... 나는 관념론도 기독교도 ㅈ까라 하는 입장에 가깝고 '네 인생의 이야기'가 좋았던 건 순전히 휴머니즘과 문학적 구성 때문인데?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하드sf적 합리성도 좋았고(이건 그렉이건도 훌륭했음). 난 그렉 이건 과학력으로 깐 적 없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건지.. 과학 바깥 분야에 대해 이과 고교생 수준의 이해밖에 못 보인다는 얘긴 거고. 비관적 세계관이 문학적 흠이란 것도 아니고 순전히 그거랑 다 별개로 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단 거고(아마추어적 스타일), 비관적 세계관이 잘못됐단 게 아니고 너무 지나치고 상투적이란 거임. 휴머니즘이 살아있단 것 자체로 테드창은 상대적으로 고평가할 수 있지. 잘쓴 휴머니즘은 좋은 거니까.
덧붙여서 얘기를 좀 하자면, 난 sf팬들이 왜 그렇게 현실과 접합시켜서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음. 나는 그냥 평행우주 관광하듯 갔다와서 관광지에 대해 얘기하는데 네가 내 철학적 종교적 가치관이나 역사관, 미래관을 얘기하니까 너무 내가 가진 태도랑 핀트가 안 맞는 거지. 판타지를 읽든 무협을 읽든 sf를 읽든 나한텐 똑같음
네가 예시로 든 부분이 신학의 공허한 관념론이라서 그렇게 넘겨 짚었지만 반응 보니까 맞게 지적한 것 같은데 ㅋㅋ 그냥 시간되면 네가 중, 단편이 발표작의 전부인 테드 창에게서 찾았다는 '문학적 탁월함'의 예시나 보여주셈. 결국 개취인 거임. 잘 쓴 휴머니즘이 비관론보다 무조건 우월하고 더 문학적인 것이다? <-이건 진짜 헛소리고, 이런 건 잘못하면 훈육이 필요한 애새끼에게 주는 무절제한 칭찬 비슷한 거임. 난 그렉 이건의 비관적 경고도 절제되고 공정한 훈육만큼 감동적이었고 가치 있다고 봄. 두 번째 댓글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음. 상상 기반의 배경과 설정에서 출발하는 모든 문학도 결국 원경이나 익숙하지 않은 각도에서 본 현실의 모사이자 변용인 것이니까 그렇게 읽는 게 오독은 아닌 거라고 봄.
그냥 진짜 기본적인 인문학적 베이스,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하고 기독교 문화의 대립을 sf 세계관에서 펼쳐놓은 게 기본적인 배경지식은 있다는 얘기지. 난 탁월하다고까지도 안 했고 도식적이지만 좀 문학을 해볼 줄 안다고 했음. 예컨대 '영으로 나누면' 같은 단편 깔쌈하고 좋잖음. 소재하고 구성이 딱 맞아떨어지고. 좀 도식적이지만. '지옥은 신의 부재'는 욥기의 테드창 나름의 변주고. 뭐 이런 것들. '네 인생의 이야기'도 그렇고. 탁월함을 얘기한다면 호메로스부터 해서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나아가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에 이르기까지 이런 것들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는 경지고.. 그리고 이런 것에는 다 휴머니즘이 서려 있음. 나는 휴머니즘을 낙관론과 같은 뜻으로 얘기한 게 전혀 아님. 이런 고전 작품에서 나타
나는 인간성, 고전성을 얘기한 거지. 우리가 사람이니까 잘쓴 휴머니즘은 당연히 우리한테 좋은 거고 우리가 건강해지는 길임. 휴머니즘을 버리면 우리는 피폐해져갈수밖에 없음. 현대예술 상당수가 그렇듯. 그리고 문학이 현실의 모사라니.. 문학은 기본적으로 판타지임. 근데 그 판타지가 점점 발전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아'보이는' 판타지에까지 이르렀던 거지. 현실의 모사에 불과하다면 가치가 없지 그냥 현실의 하위호한인데.
뭔 소린지 알겠고, 네가 주장한 테드 창의 문학적 우수성은 일종의 허브 같은 거임. <자유는 불안의 현기증>, 간지 나지. 키에르케고르의 문장을 파슬리처럼 올리니까 예술이 여지껏 다뤄온 보편 인간조건의 문제를 건드리는 듯한 운치가 생길 뿐이지, 네가 예시로 든 고전 작가들보다 본질적으로 또 내용적으로 확실히 진일보했다고 보긴 어렵고, 중단편이니까 구조나 형식적으로도 더 나은 성취를 이뤘다고 볼 여지는 원래 없음. 네가 말하는 테드 창의 그렉 이건에 대한 상대적 우수성은, 네게 익숙한 고전 문학과 철학, 이야기 구조에 현대 과학의 향취를 얹어 내놨다는 거잖아. 그렉 이건의 단편 '하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거고. 이게 온당한 비교냐는 거지.
그리고 아까부터 네가 이야기하는 휴머니즘은 너무 어려움. <내가 행복한 이유>에서 발견했다던, 반휴머니즘적 비관론의 정체도 뭔지 모르겠고.. 내가 보기엔 네 정의가 너무 좁은 것 같은데. 교회에서 체위까지 강요하던 시대에 식분증 섹스를 묘사한 사드도 내 생각엔 휴머니즘 개념의 성립과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 아님? 책임감 있는 경고, 새로운 기술과 과학이 초래할 최악의 변수를 예시하는 게 왜 반휴머니즘적임? 요즘 구글에서도 악마의 대변인역을 할 사람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배석시킨다던데.
단편 하나라니... '내가 행복한 이유' 그 단편집 전체를 얘기한 건데. 이번에 대여금고인가 새로 뭐 나왔다지만 그 전까진 쿼런틴이랑 그거밖에 없었고. 그리고 난 그냥 문학을 인용했다고 해서 빨아주는 게 아닌데? 키에케고르에도 관심 없어서 인용인지도 몰랐고.(실존주의도 ㅈ까라임) 덧붙여 얘기하면 '자유는 불안의 현기증' 그거 구렸음. 그냥 어디 옴니버스 sf 드라마에서 나올 거 같은 수준의 평이함. 블랙미러 같은 거 ㅋㅋ 너는 자꾸 내가 테드창을 어떤 문학적 혁신으로 여기는 줄 아는데, 그냥 장려상 같은 거지 뭐 우수상을 주고 그런 게 아님 ㅋㅋ 다만 sf적 상상력을 나름 잘 살려서 재밌게 읽었다 그거지. 그렉 이건은 상상력이 있어도 그걸 담는 게 상당히 아쉬웠던 거고. 문학적 기교든 지나친 비관성이든 뭐
솔직히 SF로 비관론 굴리는 건 밸러드가 누구보다 잘 해서..
그리고 네가 자꾸 단편소설을 내려치는 이유를 난 잘 모르겠다. 보르헤스까지 끌고 와야 됨 내가? 보르헤스는 장편소설 싫어했음 지루하다고. 그래서 단편으로만 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과 경지를 만들었잖아. 뭐 지금이 19세기도 아니고 단편소설 내려칠 이유가 뭐 있음. 사드는 내가 안 읽어봤고 큰 관심 없어서 잘 모르겠고, 인간성이 그렇게 어려운 말임? 인간다운 거 ㅇㅇ 뭐 엄정한 정의를 내리는 것도 아님 그냥 그런 느낌이 있다는 거지
pie/ 밸러드 별 관심 없었는데 나중에 읽어보겠음 그럼 ㅇㅇ
뮤지션의 음악성은 싱글 컴필이 아니라 풀랭스 앨범으로 핑가하는 게 온당하지. <쿼런틴>이란 앨범 있으니까 그것까진 들어보라고. 좋은 싱글 몇 개 낸 테드 창에게 밀리는 작작가가 아님. 여튼 재밌었음!
ㅇㅇ 본문에서 적었듯이 쿼런틴까진 읽어볼 생각이긴 한데 단편에서 크게 실망해서 큰 기대는 안 된다, 뭐 요런 요지였지. 나도 대화 재밌었음 쿼런틴 나중에 곡 읽어볼게
르귄 ㄱㄱ
르귄도 기대 중임. sf는 '어둠의 왼손' 읽으면 됨?
어둠의왼손 빼앗긴자들 바람의열두방향
최근에 내해의어부도 읽었는데 그것도 좋았다
'환영의 도시'는 별로임? 노자철학 접목했대서 흥미가 좀 갔었는데 막상 언급은 잘 안 되더라
모르겠다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남
ㅇㅋ 별로 인상깊진 못했단 거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