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마치 소녀의 연애편지를 받아(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이 작아서 그립감도 좋았고 본문의 그림도 귀여운 느낌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2권도 곧 읽어볼 계획이다.
어쩌면 아저씨를 '여자애를 싫어하는 분'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 자신을 모욕하는 것이 됩니다. 아니면 '부자 아저씨'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그건 아저씨를 모욕하는 일이 됩니다.
마치 아저씨에 관한 중요한 점이 오로지 돈뿐인 것처럼 들릴 테니까요. 게다가 부유하다는 것은 본질적인 특성이 아닙니다. 아저씨가 평생 부자로 살진 못 할 수도 있고요.
아주 똑똑한 남자들이 윌 스트리트에서 파산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아저씨는 앞으로도 계속 키가 클 거란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저씨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맘 먹었습니다. 아저씨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아저씨와 저만 아는 애칭이니까 리펫 원장님께는 비밀로 해요. P.20
이렇게 기운이 빠지는 일들만 줄줄이 일어나는 걸 보신 적 있으세요? 인생에서 인격이 필요한 건 큰 문제가 생겼을 때뿐만이 아니에요. 누구든 큰 위기가 닥치면 용기를 가지고 일어서서 크나큰 비극에 맞설 수 있지만, 일상의 사소한 짜증 거리들을 웃음으로 넘기려면 그때야말로 정신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앞으론 저도 바로 그런 정신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인생이란 할 수 있는 한 능수능란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는 게임 정도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만일 제가 지더라도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웃어넘기려고요. 이길 때도 마찬가지고요. P.65
저는 역경과 슬픔과 절망이 정신력을 강하게 해 준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답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온화함으로 벅차오르거든요. P.69
남자를 대할 땐 요령이 많이 필요한데 말이에요. 남자들은 비위를 맞춰 주면 좋아서 고양이처럼 가르랑거리고 비위에 거슬리면 으르렁대는 존재니까요. (썩 고상한 표현은 아니네요. 그냥 비유적으로 말해 본 것뿐이에요.) P.100
아저씨, 저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줘요. 친절과 공감과 이해심을 갖게 해주지요. 그래서 어린이일 때부터 상상력을 키워주어야만 해요. P.123
대단히 큰 기쁨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작은 것에서부터 큰 기쁨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저는 행복이라는 것의 참된 비결을 알아냈어요 아저씨. 그것은 현재를 사는 것이에요. 지난 일에 대해 영원히 후회하거나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서 되도록 많은 것을 얻어내는 거예요. 그건 마치 농업과 비슷해요. 농업은 조방농업과 집약 농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저는 앞으로 집약 농업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생각이에요. 매 순간순간을 즐겁게 살아갈 것이고, 또 즐겁게 지내고 있는 동안에도 내가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지각하며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저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지요. 오직 저 멀리 지평선에 있는 결승점에 도달하기 위해 안간힘으로 달리는 거예요. 그렇게 한참 달리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서 헐떡거리게 되고 그러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 속을 지나오면서도 그 풍경을 놓치게 되고 말아요. 그러다 결승점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되지요. 자신들이 늙고 지쳐버렸다는 것과, 결승점에 도달하든 하지 않든 그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에요.
결국엔 위대한 작가라는 결승점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저는 그 길가에 앉아 소소한 행복을 많이 쌓기로 했어요. 아저씨가 알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 제가 되려고 하는 이렇게 훌륭한 여성 철학자가 또 있나요?
아저씨의 영원한
주디 올림 P.171~172
젊음은 나이와는 상관없고 오직 정신이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지에만 달려 있으니까요. 그러니 백발이라도 아저씨도 여전히 소년이실 수 있어요. P.203
처음 대학에 왔을 때는 다른 아이들이 누린 정상적인 유년시절을 저 혼자만 강탈당한 것 같아 몹시 분개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고아원 생활을 했기에 한 걸음 물러나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다 자라고 보니, 저는 풍족하게 자라난 사람들에겐 부족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갖게 되었어요. P.208
제 주위엔 자신이 행복한지도 모르는 친구들(예를 들면 줄리아)이 많이 있어요.
행복감에 젖어 있다 보니 이젠 행복함을 느끼는 감정이 둔해져 버린 거지요.
하지만 제 경우엔 말이에요. 제 인생 매 순간순간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나도 계속해서 행복하다고 생각할 작정이에요.
힘든 일 따위는(그게 충치라 할지라도)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느낌이 드는지 기꺼이 받아들일 거예요. '내 머리 위의 하늘이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는 운명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다.' P.208~209
이번에 쓰는 소설은 꼭 완성해서, 출판도 할 거예요! 그렇게 되는지 아닌지 두고 보세요. 무엇이든 간절히 원하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엔 해낼 수 있답니다. P.211
그런데 그분은 말이죠! 그분은 평소 모습 그대로인데 전 그분을 그리워하고,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해요. 온 세상이 텅 빈 듯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어요. 달빛이 미워져요. 달빛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그분이 곁에 없어 함께 볼 수 없으니까요. P.223
하지만 저비 도련님과 저는 지독한 오해의 늪에 빠져버린 채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어요. 제가 그분을 떠나보냈던 이유는 제가 그분을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분을 너무도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P.223~224
두 사람의 마음이 같고, 함께 있으면 늘 행복하고 떨어져 있으면 외롭다는 건 아마도 이 세상에서 둘을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일 거예요. P.224
그동안 저에겐 잃어도 아쉬울 만큼 소중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태평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젠 남은 인생 동안 크나큰 걱정을 안고 살게 되었어요. 당신이 제 곁에 없을 때마다 저는 자동차가 당신을 덮치지는 않을까, 간판이 당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진 않을까, 아니면 징그러운 벌레가 꿈틀대다 당신의 입속으로 들어가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게 될 거예요. 제 마음의 평화는 이제 영영 사라지고 말았어요. 하지만 어차피 저는 그저 평범한 평온함 따위엔 관심도 없어요. P.228
아빠미소 지으면서 읽음 - dc App
저비스가 키다리아저씨인거 알고 다시 읽으면 중간중간 저비스가 주디 만날려고 얼마나 애썼는지가 티가 나는 듯 안 나는 듯 나와있는데 아주 재밌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