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질하다 보면 서양사 통사 개설서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갤러들이 보여서 각 잡고 글 써봤음.
대부분의 질문글이 서양사강좌(박윤덕 등) VS 서양문명의 역사(주디스 코핀 등)여서 그 두 책에 비교적 많은 분량을 할애했지만,
아직까지 널리 읽히고 있는 서양사개론(민석홍), 서양사총론(차하순), 서양사강의(배영수 등)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나마 특징과 감상을 정리했음.
그리고 필자는 이 글에서 명시적으로 "어떤 책이 제일 좋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음.
각 책의 장점과 단점을 주관적으로 서술하였으니 갤러들이 직접 읽고 판단하기를 바람.
서두에 일러둘 점은, 필자의 경우 서양사강좌와 서양사개론은 전 범위를 다 읽어봤고, 나머지 3권은 근현대사 중심으로 발췌독 했기에
이 글에서 거론하는 예시나 감상은 근현대사 쪽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임.
그럼 서양사강좌 먼저 시작하겠음.
박윤덕 등, "서양사강좌", 아카넷, 2022 (개정판)
개인적으로 필자가 처음 읽은 서양사 통사라 애정이 가는 책임.
서양사강좌의 가장 큰 장점은 최신 이론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임.
근대 초기 정치사에 대해 기존의 "절대왕정론" 대신 "재정군사국가이론"을 통해 설명하기도 하고
19세기 초 자유주의 혁명은 유럽 대륙에 국한하지 않고 라틴아메리카까지 그 시선을 확장하여 소위 "대서양사"의 관점으로 개관하고 있음.
또한 정치사 대신 문화사와 사회사에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음.
2010년대 이후 서양사학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사", "이주사"에 아예 한 챕터를 할애하고 있고
여타 개설서에는 1p 내외로 간략히 서술되기 마련인 68운동도 한 챕터에 걸쳐 상세히 다루고 있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 책이 공동집필의 방식으로 쓰여졌기 때문인데,
덕분에 서양사학 각 세부전공 교수들이 모여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유감 없이 상세한 저술을 할 수 있었음.
그러나 서양사강좌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생략되거나, 너무 간략히 언급되고 넘어가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임.
로마 공화정의 위기와 붕괴 과정은 '일련의 사건들'이라 표현하며 주요 사건들만 언급하는 데 그쳤고
나폴레옹 전쟁과 스페인 내전은 찾아볼 수조차 없음.
앞서 언급한 '대서양사'의 관점으로 19세기 초 자유주의 혁명을 개관한 챕터의 경우에도,
라틴아메리카와 지중해 지역 혁명에 주목한 나머지 정작 프랑스의 7월혁명(1830)과 2월혁명(1848)에 대해서는 간략이 서술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음.
이 탓에 노베이스 입문자가 읽기에는 많이 어려울 것임.
필자의 경우에도 다른 참고서적과 컴퓨터를 옆에 두고 수시로 찾아가며 읽어나갔음.
주디스 코핀 등,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 소나무, 2014 (개정판 / 전2)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만 간단히 일러두고 시작하겠음.
에드워드 번즈 등이 집필한 "서양 문명의 역사"를 읽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한 것인데,
저자가 전부 교체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그 책과 이 책은 단순한 구판-신판 관계가 아닌 "아예 다른 책"이라고 보아야 함.
특히 구판은 원저가 1984년에 간행되어서 소련 해체와 독일 통일 등 서양현대사의 주요 순간이 누락되어 있음.
고대사~근대사만 훑어볼 거면 번즈가 집필한 구판 사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만 기왕이면 주디스 코핀이 집필한 개정판 읽기를 강력히 권함.
어쨋건 본론으로 돌아와서, "서양 문명의 역사"는 15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정치사, 사회사, 문화사, 사상사 등 서양사를 여러 관점에서 분석 서술하고 있음.
뿐만 아니라 사료와 연표, 지도를 풍부히 제공하여 독자의 심층적인 이해를 돕고 있음.
각 장에서 제공하고 있는 "핵심 질문"은 독자로 하여금 어느 부분에 주목하여 읽어야 하는지를 도와주고 있음.
문장이 부드럽게 잘 읽힐 정도로 번역도 잘 되었음.
단점은 너무 두껍다는 점 말고는 못 느꼈음.
민석홍, "서양사개론", 삼영사, 1997 (개정판)
이 책은 초판이 1983년에 출간되었고 현재 판매되는 판은 1997년에 출간된 2판임.
민석홍 교수가 별세한 지 20년도 넘어서 개정판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짐.
다소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교원임용시험에서는 기본서로 그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는데
서양사의 거의 모든 범위를 쉬운 문체로 다루고 있기 때문임.
서양사강좌가 임용시험에서 이 책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음.
상단에서 서양사강좌의 단점으로 언급했던 부분들이 이 책에는 상세히 서술되어 있음.
차라리 초보자는 약간의 지루함을 참아내며 이 책으로 입문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임.
이 책의 단점은 서지사항에도 나타나듯 20년 넘은 책이라 최신 학계 이론이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고,
한문이 장당 3-5단어씩 꾸준히 있어 한자를 모르는 독자들은 좀 귀찮을 것임.
그리고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지만 소련사에 대한 서술에서 저자의 정치적 입장이 다소 강하게 드러나고 있음.
차하순, "서양사총론", 탐구당, 2006 (개정판 / 전2권)
이 책도 원저가 1976년에 출간되었고 저자 차하순 교수는 최초로 서울대 서양사학과에서 석사학위논문을 제출한(1959년), 국내 서양사학계의 원로임.
총론은 비교적 컬러로 된 사진과 그림 자료가 많이 수록되어 있고,
이 책도 두 권 분량의 분량에 비교적 자세히 서양사를 개설하고 있는데
저자의 세부전공(사상사)이 반영된 덕인지 정치사 뿐 아니라 철학과 사상에 대해서도 상세히 개관하고 있음.
서양문명의 역사의 한국버전이 아닐까 싶음.
배영수 등, "서양사강의", 한울, 2009 (개정판)
이제는 절판된 책이다만 중고 수량도 많이 풀려있고 임용고시 쪽에서는 아직 읽히고 있어 간략히 리뷰만 하고 넘어가겠음.
이 책도 서양사강좌처럼 공동집필로 쓰여진 책임.
그런데 이 책은 앞서 소개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물론 어느 정도 시대순 개설서로서의 성격은 있지만) 주요 주제 중심으로 서술되었고, 그 탓에 입문자가 읽기에는 쉽지 않음.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故 이영석 교수의 생전 글을 참조하면 편자 배영수 교수가 애초부터 의도한 바였던 것 같음.
글에 따르면 배영수 교수는 집필자에게 '기존의 연대기적 서술 대신에 주제별 서술의 서양사 개설서를 기획'했다고 설명하며 '개설적인 서술이라고 하더라도 내 자신의 시각으로 근대 초기 유럽사를 훑어야 한다'고 주문하였다고 함.
여튼 그 결과 서양사강의는 입문서보다는 사실상 논문집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고, 초기에는 '대학원 수준 교재'라는 평도 받았지만, 이후 서양사의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읽어야 할 필독서로 자리잡았음.
다만 이후 집필진들이 대부분 정년퇴직하고 여러 최신 서양사 개설서들도 출간됨에 따라 집필진의 요청으로 재작년 즈음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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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독갤에 있지만 젖보똥 짤이나 올리고 만만한 겉절이 패는 것밖에 안 하는 독부이 오니짱들 전부를 가볍게 제압하는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