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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소송전이 벌어지는 클라이막스도 볼만했지만

사실 진짜 감탄의 감탄을 거듭하며 읽었던 부분은

'그 사건' 이 벌어지기 이전에 온갖 캐릭터들과 사상들의 이합집산을 묘사하는 파트였움.

각자의 병리적 심리상태를 제각각 가지고 있는 듯한 인물들의 천태만상을 엄청난 돌파력으로 뒤 안돌아보고 하나하나 스케치해가는데,

세상의 온갖 주제들을 다 건드리는 듯 하면서도 그 생생함과 세밀함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 감탄스러웠음.

몇백년 전 이미 위인의 반열에 오른 고전 작가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게될 줄 몰랐는데

경지에 오른 거장의 느낌보다도 패기넘치는 천재의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작품이었음.

완결되지 못한 작품이라 이런 느낌이 더 강할테지만, 특히 신앙과 종교적, 구원의 측면에서 인과적 결론을 완벽하게 내리지 않고 어찌보면 끝까지 진창 속에서 헤매는 인물들을 그리면서도

그럼에도 끝까지 막무가내로 구원과 사랑을 주창한다는 점에서 묘한 감동이 느껴지더라.

이제 구도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는 주인공의 캐릭터 그 자체를 소설로 체화한 느낌이었음.

도끼는 커리어의 마지막까지도 그런 신인같은 뜨거움과 모순과 사랑과 온갖 정념을 간직하던 작가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