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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독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친구에게서 들었다.
그래서 15일인 어제, 유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 서비스에는 유튜브 프리미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트로 묶여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있었다.
파리바게뜨라든지 베스킨라빈스라든지 생각보다 유용한 서비스들이 있었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리디 셀렉트였다.
요즘 책을 읽고 싶었던 나는 매달 무제한으로 도서를 이용해 보세요.라는 문구에 이끌려 유튜브 프리미엄과 함께 리디 셀렉트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다음 리디 셀렉트에서 처음 읽기로 결정한 책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책이었다.
간혹 인터넷에서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최근 영화화까지 되어서 TV에서 광고가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마침 읽을 기회가 생기자 그 내용이 궁금해져 바로 첫 페이지에 들어갔다.

처음에 가장 놀랐던 부분은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가미야 도루로 엮여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원문의 이름이 카미야 토오루인 것을 금세 눈치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동안은 내용이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는가
책을 읽을수록 가미야 도루라는 이름에도 익숙해졌다.

우선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매일 하루의 기억이 사라지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히노 마오리라는 여자 주인공과 가미야 도루라는 남자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귀게 되는 내용이다.
히노 마오리는 가미야 도루에게 사귀는 건 좋지만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두 번째는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마지막으로 세 번째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이런 기이한 세 가지 조건을 걸고서 히노 마오리와 가미야 도루의 유사 연인 관계가 시작된다.

이후의 내용에는 내용과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책을 읽어볼 사람이나 영화를 볼 사람은 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계속 얘기를 하자면 책의 중후반까지는 매우 좋은 이야기였다.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읽기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책의 후반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미 앞서 나왔던 히노 마오리의 일기가 다시 나왔다.
뭐야, 단순한 분량 때우기인가? 하고 넘기는 순간 위화감을 느꼈다.
페이지를 돌려서 다시 읽어본다.
그제야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일기에 적힌 가미야 도루의 이름이 모두 히노 마오리의 친구인 와타야 이즈미의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게 뭐지? 이게 뭐야???? 불안한 느낌이 엄습했다.
애써 진정하며 다음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갔다.
결국 불안한 느낌이 적중했다.

가미야 도루가 죽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빠르게 글자들을 훑어냈다.
갑자기 가미야 도루의 어머니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그 때문인지 유전으로 자기도 며칠 전 한번 쓰러진 적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때문에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지만 별다른 이상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다음 날 가미야 도루가 돌연사를 했다고 한다.

일기의 내용이 바뀐 건 와타야 이즈미가 가미야 도루의 마지막 유지를 이어받아 고쳤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내용은 어느 순간 히노 마오리의 선행성 기억상실이 돌연 회복되고 천천히 일상을 회복해가는 중 자신의 과거에 가미야 도루가 있었음을 깨닫게 되며 그를 추억하기 위해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내용이다.

후반부를 읽으며 울컥하는 순간이 몇 번 있었고 결국 책을 다 읽었을 땐 눈물을 한두 방울 흘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하다.
가미야 도루가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겨서 돌연사를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일이겠지.
그러나 묘사가 부족했다.
그러려면 적어도 후반부에 나오는 심장 돌연사에 대한 내용을 더 앞으로 끌어내서 복선이라도 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비교가 된다고 생각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처음부터 여자 주인공이 시한부임을 알리고 시작한다.
처음부터 결말이 여자 주인공의 죽음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이미 마음의 준비가 가능해 여자 주인공은 죽고 남자 주인공이 그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지내는 결말이 납득이 가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이 세상을 떠나는 방법에서 반전을 맞이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창작물의 경우 현실과는 다르게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납득이 가는 새드 엔딩보다는 다소의 억지를 쓰더라도 해피엔딩을 선호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몰입해서 읽었던 시간이 배신당한듯한 충격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신파극의 경우 작가가 자 이때 울어라!라고 하는 듯 감정을 조종하려는 특유의 느낌이 싫어서 안 본다는 말이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빈약한 서사로 내 감정을 유도하는 것이 불쾌한 것이다.

이런 유형의 책을 읽는다면 장애를 뛰어넘은 사랑의 얘기를, 그 결실이 결말에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흔히 클리셰 비틀기라는 것이 유행이 된 지금, 평범한 결말이면 대중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없으니 이런 무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후한 평가를 주고 싶은 사람들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나는 결코 이 책에 후한 평가를 주고 싶지 않다.
내용이 괜찮았다면 영화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럴 마음이 싹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