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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은 이 책 읽기전까지는 이름으로만 들어본 작가였는데, 경력이 특이한 편이라 흥미가 생겨서 삼포 가는 길을 읽을까 이걸 읽을까 하다 서점에 있길래 사왔음.


솔직히 국문학은 2010년대 이후로 다 같은 이야기만 반복해서 손이 안가는 경향이 강했고, 이 근본 작가의 최신작까지 망하면 국문학은 시만 읽어야하나 싶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너무 재밌더라고, 국문학이 가질 수 있는 우리 민족만의 향취가 듬뿍 담긴 작품이 이 시대에 황석영 이외의 작가가 쓸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비극적인 시대를 3대의 시선에 걸쳐 표현해내는데, 단지 그 비극이 3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등장인물들 또한 마찬가지로 겪는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했음. 보통 이런 소설은 주인공의 시점을 전환하는 것도 어려운데 이 베테랑 작가는 주변인물의 서사까지 챙기는 대범함을 보여주며 무덤덤하게 비극을 읊조리는 필체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냈다고 생각함.


결말에선 생각할 여지가 매우 많았다. 만약 그 세명이 다시 함께 지붕위로 올라간다면 철도원의 삼 대가 그러했듯이 비극적인 일을 반복하게 되진않을까?

이철이가 대의를 위해 싸웠음에도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죽은것처럼 이진오 또한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것이 아닐까? 다만 가해하는 주체만 바뀐 것이 우리 한반도 100년을 관통하는 차이가 아닐까? 그걸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등등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달빛이 있다고 말하지 않고 깨진 유리의 반짝임을 보여주는 책, 철도원 삼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