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만두이미지

2024 젊은작가상 시리즈



https://gall.dcinside.com/m/reading/616522

2024 젊은작가상 총집편[시리즈] 역대 젊작상 총집편 · 2018 젊은작가상 총집편 · 2019 젊은작가상 총집편 · 2020 젊은작가상 : 총집편 · 2021 젊은작가상 총집편(링크 있음) · 2024 젊은작가상 총집편 [시리즈] 20gall.dcinside.com



-


우리의 관계는 신뢰(credit)로 치환되어


헌신은 빚(capital)으로 남겠지


이게 바로 자본주의(capitalism)야!


씨발(Cibal)



한 줄 요약

돈이 없어서 가오도 없네



벌써 다섯 번째 젊작상 작품, 김지연의 반려빚이다. 김지연은 일전에 독갤을 아주 뜨겁게 불태웠었던 한$남 좆 과대평가의 작가라서 이름만 보고 덜컥 겁을 먹었으나...... 기우였다. 주인공이 아주 자연스럽게 레즈인 것만 빼면 딱히 퀴어적인 것도 없고, 페미니즘이나 pc를 드러내지 못해 안달 난 것도 아니었다. 자본주의가 거의 안착한 사회에 자라난 세대가 어떻게 자본에 의해 관계가 형성되고 어그러지는지 다루는...... 뭐 그런 이야기일 뿐이라 좋은 의미로 나쁘지 않고, 나쁜 의미로 재미없다.


리뷰의 핵심은 이걸로 끝이며 이 아래로는 그냥 이 한 문단을 어떻게 늘일 수 있는지 시험하는 대목이니 넘어가도 좋다.



099cfc0a47051de63cef84e15b817070a5687856536e41941cd3cdd59a069bcc948bfdc6da42b27c36b48e0a7f387d0e39

(원래 소설 묘사 대로면 반려빚이 주인공에게 목줄을 채우고 끌고다녀야 하는데 챗gpt가 꼰대라서 안 들어줬다)


주인공은 호구다. 호구라서 전애인이 전세사기 당했다니까 그거 돕겠다고 1금융권 대출을 풀로 땡겨서 8천을 끌어모은 다음 전애인에게 준다. 전애인은 열심히 갚겠다고 하지만 둘은 헤어지게 되고 전애인은 처음엔 조금씩 갚다가 나중엔 연락이 뜸해지더니 그대로 잠수 타버린다. 주인공에게 남은 건 이제 전세대출금 8천과 전애인이 낼름 삼켜버린 8천, 곧 1억6천이란 빚이다.


해설은 이걸 두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의 신뢰 관계는 곧 자본에서의 신뢰(credit)으로 치환된다며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대충 하는 말 보면 '정신의 크기는 시련의 크기로 알아볼 수 있다'는 옛 그리스 말처럼(정확한 출처는 몰?루 아는 사람 있음 정정해주길 바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계에 대한 마음은 거기에 투자되는 자본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그런 식이다.


바꿔말하면 주인공은 그만큼 전애인에게 진심이었다~라는 말인데 진심은 둘째치고 보증 안 선 게 용하단 생각이었다. 하긴 전애인도 그렇게 등처먹고 싶진 않았을 거야~


어쨌든 주인공은 전애인의 통수 때문에 관계에 대한 믿음이 전부 깨져서 신뢰(credit) 관계로만 타인을 보기 시작했다는데, 사실 그렇게 말한 것치고 이미 소설 초반부에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은 신뢰(credit) 관계에서 벗어난 가치를 따라가고 있고, 전애인을 다시 보니까 또 좋다고 헤벌쭉 할 뻔했던 것부터 자본에 의한 관계 이상의 관계가 주인공에게 추구되고 있음은 명백하다.


물론 그게 결국 전애인의 통수와 빚의 존재로 어그러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왜 관계에 대한 마음을 자본으로 증명해야 하는 걸까? 전애인에게 취업 알선을 시키거나, 구직하게 하거나, 전세사기 당했으니 관련으로 이것저것 알아본다거나 할 수 있지 않나? 왜 하필 본인이 본인 명의로(물론 전애인은 직업이 없어서 대출이 안 됐다) 1금융권 대출을 풀로 땡겨야 했을까?


더 웃긴 건 그렇다고 2금융권과 사채로 넘어간 것도 아니다. 몇 년 잠수 탄 전애인을 몇 년 만에 전애인이 일방적으로 연락해 보게 돼도 좋다고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는 사람이 2금융권 빚까지 내서 전애인 빚을 갚아줄 도량은 안 났다는 게 매치가 안 된다. 심지어 2금융권에 손 안 댈 마음은 있었으면서 차용증은 안 써줬다. 굉장한 엉거주춤에 호구 스텝이 이만큼 꼬인 건 전진후진 비틱 보는 것만큼 혼란스러움을 야기했다.


하긴 전애인은 빚 갚는다고 준 돈이 잠수 탄 이후에 결혼한 남편과 이혼하면서 챙긴 위자료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나오는데(사실 이것마저도 전애인에게 줬던 돈+이자에 못 미친다) 전애인은 정말 고단수라고 볼 수 있다. 위자료로 그만큼만 받았을지 어떻게 알아? 전애인은 양성애자인 것 같은데 약속의 10년을 채울 좋은 세제 만나길 바라야겠다.


반려빚이란 상징과 소재는 현대사회에서 요즘 세대(라고 하긴 전세대라고 불러도 되겠지만)에게 빚은 미래 그 자체며 빚 없이 살아갈 수 없기에 그 누구보다 가장 가까이 있고 친근한 게 빚이란 뜻에서 반려빚이라고 나오고, 주인공은 반려빚에게 시달리는 꿈 한 번, 전애인 때문에 졌던 8천의 빚을 다 갚고 나서 반려빚과 헤어지는 꿈 한 번 꾼다.


근데 그래봤자 전세대출금 8천은 그대로잖아... 반려빚이랑 헤어진 게 진짜가 아니다. 정신승리지. 솔직히 빚 갚는 것도 되게 그냥 '어찌어찌 갚았다'라고 어물쩍 넘어가버려서 좆소 월급쟁이는 아니었나보다...하고 넘어가긴 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전애인은 빚 좀 갚고 다시 전화번호 바꾸고 잠수 탐ㅋㅋ 그렇게 빚 갚은 주인공은 로또를 사기 시작했는데 로또에 의미에 대해선 해설이 더 잘 설명하니까 넘어가고... 뭐 해석할 것도 딱히 없지 않나?


내 친구도 로또를 사는데 하는 말이 '기댓값은 형편없지만 난 이걸 사서 일주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거야'라고 하는데, 딱히 틀린 말은 없어서 별 말은 안 했다. 딱 그 심리가 주인공이랑 똑같더라고. 그렇게 값 싼 쾌락으로 일주일을 버티느니 독서 한 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 물론 내 친구와 주인공은 딱 이 부분만 같지 나머진 내 친구가 너무 아깝다. 인생 성실히 사는 친구에게 몹쓸 짓을 해버린 느낌이다.


무난한 건 무난한 건데 그냥 재미가 없었다. 진짜 진짜 진짜 재미가 없었다. 공현진이나 김기태나 뭐 기대하는 구석이라도 있게 해서 그런데 김지연은 이 짧은 분량에 지루함을 전달해줘서 그게 놀라웠음. 아니 등단 1년차 작가도 못한 걸 김지연은 한다니까?


근데 또 생각해보면 한$남 좆 타령했던 사랑하는 일에서도 아빠 돈 없이는 못 사는 레즈가 나왔었는데 생각보다 돈 관련으로 소설 소재가 있는 모양이다. 근데 해설도 그렇고 그냥 차라리 퀴어 쓰는 게 더 나을 듯. 불쾌함과 한심함의 콜라보가 김지연 소설을 끝까지 보게 하는 원동력인데 이건 한심함밖에 없어서 읽는 내가 현타 옴... 그냥 난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교훈을 줌...


리뷰도 이걸 어떻게 해체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이렇게 푸념이나 잔뜩 썼다. 진짜로 뭐 말할 게 없음. 남들은 이걸 읽고 현대사회~ 자본주의~ 청년 세대~ 어쩌고저쩌고 떠들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재미가 동해야 하는 거지, 이건 진짜 뭐 생각을 없애버리는 소설임... 내 머리에 쓰레기 같은 공백을 넣지 마!!!


그나마 이걸 읽고 희망을 가진 건 앞으로 읽을 단편이 두 개밖에 안 남았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