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파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양파는 뭔가 다르다
양파에겐 '속'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양파다움에 가장 충실한,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완전한 양파 그 자체이다
껍질에서부터 뿌리 구석구석까지
속속들이 순수하게 양파스럽다
+그러므로 양파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스스로의 내면을 용감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우리는 피부 속 어딘가에
감히 끄집어낼 수 없는 야생구역을 감추고 있다
우리의 내부, 저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옥,
저주받은 해부의 공간을
하지만 양파 안에는 오직 양파만 있을 뿐
비비 꼬인 내장 따윈 찾아볼 수 없다
양파는 언제나 한결같다
안으로 들어가도 늘 그대로다
겉과 속이 항상 일치하는 존재
성공적인 피조물이다
한 꺼풀, 또 한 꺼풀 벗길 때마다
좀 더 작아진 똑같은 얼굴이 나타날 뿐
세 번째도 양파, 네 번째도 양파
차례차례 허물을 벗어도 일관성은 유지된다
중심을 향해 전개되는 구심성의 아름다운 푸가
메아리는 화성 안에서 절묘하게 포개어졌다
내가 아는 양파는
세상에서 가장 보기 좋은 둥근 배
영광스러운 후광을
제 스스로 온몸에 칭칭 두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건 지방과 정맥과 신경과
점액과, 그리고 은밀한 속성뿐이다
양파가 가진 저 완전무결한 우둔함과 무지함은
우리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았다
이 생기 넘치는 날,
왜 샛별이는 죽은 사람들로 가득찬 좆서관에 가는가?
슬프게도 샛별이는 여중생이지 양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데 이 글을 쓰던 도중 귀찮아져서 그냥 안 가기로 마음 먹음
도서관에 가라 아쎄이
기형도 잘 휘감았군
형도 햄이 갑자기 왜 나오노? 쉼보르스카에게 영향 받았던 고야?
"왜 샛별이는 죽은 사람들로 가득찬 좆서관에 가는가?"
https://m.blog.naver.com/prodigy9771/220906028841
이거랑 맞물린다고 생각해서 적어봤었음
생각해보니 저게 심층기억에 남아 있다가 위로 떠오른 거 였노, 시는 기억력이 쎄노
개인적으로 님 서정주 전집 1~5 시 후기가 존나 궁금함
짤 시발ㅋㅋ
푸?가
바흐도 모르면서 독갤을 하노? 틀래식도 안 듣고... 오니짱은 누포독엘리트스노비즘 갤러로서의 자각이 있는 거노 없는 거노
바흐 BWV 1번부터 끝까지 청음한 와따시를 뭐로 보는거임...? 양파는 푸가보단 카논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뿐
아 그리고 와타시는 누포독스노우 어쩌고 그런거 몰라!
사실 푸가 좆지루해서 끝까지 다 들어본 적도 없는데 왤케 나 바잘알이라고 꺼드럭거림?
하 틀래식력에서 밀렸다 도서관 가야지
음알못다운 댓글인 거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