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cee82fa11d028317b450a23a99188d24b1fca77b400b56859e2dd39c789fb02624ca5237dc7e6d854687f1559b397327bc720f3723499cfc3f2


제가 아끼는 책입니다. 얼마나 아끼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남들에게 빌려준 적이 없으니까요.

빌려줄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이 책은 저에게 차 같은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나이를 먹는 것처럼 이 책도 나이를 먹어서 많이 해졌네요. 책을 펼치면 사람의 주름처럼 저의 이 책도 밑줄이 많이 그어져 있습니다.

어떤 곳은 붉은 색 어떤 곳은 검은 색 어떤 곳은 연필... 그러니까 조금 많이 읽었네요.

종교인들이 경전을 마음 가는 데로 펼쳐 읽는 것처럼 저도 이 책을 그렇게 읽었습니다.   


이 책 문장을 보면 후덜덜합니다. 휘황찬란한 문장들 앞에서 주인공의 괴팍하고 뒤틀린 심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반짝거리는 사물만이 늘어서 있을 따름입니다. 불교에선 육근의 문을 걸어잠그라고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육근을 활짝 펼쳐 사물을 탐스럽게 쓰다듬는 듯이 묘파해놨습니다. 욕망만이 생명의 증거인 것처럼 문장마다 꿈틀거림이 있습니다.  


가끔 김후란 역으로 된 개끗한 책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절판됐으니 방법은

내가 타이핑하고 제본해서 한권을 갖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도서관에서 훔치는 것입니다.

(사실 아래 도서관에서 책이 없어진다는 글을 보고서 저도 그런 욕망을 느꼈기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새것으로 가질 수 있다면 아니 도서관에서 깔끔한 책을 훔칠 수 있다면.......  

 

예전에 인터넷을 보니 몇만원에 이 책이 거래되더군요. 가끔은 어떤 반발심에서 이 책을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금각사에 방화를 저지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절대 미를 위해 반짝이는 문장들을 무화로 만들어 버리는 찬란한 산화!^^

절대란 공유되지 않는 오직 하나이고, 미라는 것은 영원이 아니라 한계속의 찬란함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책은 이번에 산 책이네요. 저번에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재밌게 읽어서 다시 구입했습니다. 이번주엔 게을러서 책을 못읽었네요.

편안한 밤 되시길.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cee82fa11d028317b450a23a99188d24b1fca77b401b568b9d498c28e2dbbe542cfaf3ca363af8163e93a3f96196c004e3bc023eede1e6d8a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