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끼는 책입니다. 얼마나 아끼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남들에게 빌려준 적이 없으니까요.
빌려줄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이 책은 저에게 차 같은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나이를 먹는 것처럼 이 책도 나이를 먹어서 많이 해졌네요. 책을 펼치면 사람의 주름처럼 저의 이 책도 밑줄이 많이 그어져 있습니다.
어떤 곳은 붉은 색 어떤 곳은 검은 색 어떤 곳은 연필... 그러니까 조금 많이 읽었네요.
종교인들이 경전을 마음 가는 데로 펼쳐 읽는 것처럼 저도 이 책을 그렇게 읽었습니다.
이 책 문장을 보면 후덜덜합니다. 휘황찬란한 문장들 앞에서 주인공의 괴팍하고 뒤틀린 심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반짝거리는 사물만이 늘어서 있을 따름입니다. 불교에선 육근의 문을 걸어잠그라고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육근을 활짝 펼쳐 사물을 탐스럽게 쓰다듬는 듯이 묘파해놨습니다. 욕망만이 생명의 증거인 것처럼 문장마다 꿈틀거림이 있습니다.
가끔 김후란 역으로 된 개끗한 책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절판됐으니 방법은
내가 타이핑하고 제본해서 한권을 갖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도서관에서 훔치는 것입니다.
(사실 아래 도서관에서 책이 없어진다는 글을 보고서 저도 그런 욕망을 느꼈기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새것으로 가질 수 있다면 아니 도서관에서 깔끔한 책을 훔칠 수 있다면.......
예전에 인터넷을 보니 몇만원에 이 책이 거래되더군요. 가끔은 어떤 반발심에서 이 책을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금각사에 방화를 저지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절대 미를 위해 반짝이는 문장들을 무화로 만들어 버리는 찬란한 산화!^^
절대란 공유되지 않는 오직 하나이고, 미라는 것은 영원이 아니라 한계속의 찬란함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책은 이번에 산 책이네요. 저번에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재밌게 읽어서 다시 구입했습니다. 이번주엔 게을러서 책을 못읽었네요.
편안한 밤 되시길.
그 유명한 김후란 시인 번역이군요
고이 품고 계셔요 산화는 절대 아니됩니다 ㅎ
큭 중고사이트에서 몇십만원 한다는 그 책이군
저거 중고나라서팔면 부르는게값이라던데
대대적 찬란한 산화를 위해 텍스트를 회악 뿌려버리심이 어떨지? 진정 아름다운데 - dc App
텍스트 파일로 꼼꼼히 쳐서 인터넷에 뿌리시란 말인거 아시죠? 또 막 갈갈히 찢어서 빌딩옥상서 뿌리실까봐 ㅋㅋ - dc App
욕망을 실행하세요 배덕감에 온몸이 전율하는 기쁨을 누리세요 이기적인 자신을 위해 비밀리에 조금 움직이는것, 그것이 삶이라요
위 책은 [학원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금각사>가 아닌, 나중에 문고판 [학원사 한권의책]으로 <금각사>만 따로 출간한 문고판임 - 이 둘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음. [학원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책에는 <금각사> + <우국> + <연회는 끝나고> 세 편이 합본으로 묶여 있고, [학원사 한권의책] 문고판에는 <금각사>만 실려 있음. 신경숙 표절 사건에서 작가가 표절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 적나라하게 폭로될 수 있었던 주된 근거였던 <우국>에서의 "기쁨을 아는 몸" 번역이 실려 있는 것은 학원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책임 - 이 때문에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고... 문고판 [학원사 한권의책] 시리즈로 다시 재출간된 <금각사>를 가지고 비싸게 거래하는 것은 <우국>이 빠져 있으므로 사실상 사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