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Fragment-->

 "그와 더불어, 이제 신화 없이 인도된 추상적 국가를 비교해보라. 토착신화의 고삐 없이 떠도는, 예술가적 환영의 무질서한 유랑을 떠올려보라. 확고하고 성스러운 본향을 갖지 못한 채 모든 가능성을 고갈하도록, 그리하여 여타 문화의 자양분으로 간신히 연명하도록 운명이 정해진 문화를 생각해보라-이게 바로 현재이며, 신화의 파멸을 지향한 소크라테스주의의 결말이다. 그리하여 신화를 상실한 인간은 영원히 허기진 채 온갖 과거지사에 파묻혀 있으며, 아예 동떨어진 고대의 유물들 속에서 뿌리를 찾아 파헤치는 한이 있더라도 뒤적이고 파헤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갈급한 현대문화의 이 무시무시한 역사학적 갈망, 허다한 타문화 수집,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인식욕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다름 아닌 신화의 상실, 신화적 고향과 신화적 도태의 상실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문화의 맹렬하고도 섬뜩한 활기는 허기진 자가 게걸스럽게 달려들어 음식을 집어먹는 일과 과연 무엇이 다른지 자문해보라-그리고 이 문화는 그 많은 것을 집어삼키고도 만족할 줄 모르며, 제아무리 영양이 풍부하고 몸에 좋은 음식도 이 문화와 접촉하면 “역사학과 비평”으로 둔갑하기 마련인데, 누가 무엇을 더 주고 싶겠는가?"


 비극의 탄생, 프리드리히 니체


 왜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생각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