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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엄청 울었다.
허구의 이야기에서 누군가의 죽음이 나와도 나는 쉽게 눈물을 흘리는 사람인데, 회고록에서의 죽음은 나로 하여금 계속 생생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아는 익숙한 것들에 대한 묘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음식과 한국 가족의 문화 등등. 미셸은 미국인이지만 그저 한국 혼혈이 아닌, 정말 그 중심에서 한국 문화를 머금고 자란 사람이었다.
나도 어릴 때 편협한 사고로 과대망상과 극단적 사고를 했었고, 누군가를 원망하기에 급급했다. 읽으면서 ‘이렇게 자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왜 자꾸 미워하고 그들의 단점을 끌어내려 하지? 이 사람 정말 쉽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런 풍부한 감성이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행보의 기반이 되었고, 나에게도 그대로 흘러 들어왔다.
놀랐던 점은, 나는 미국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지만, 내가 유럽에서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과 인종차별의 경험이 이 책에 복사한 듯 들어있었다. 나는 결국 나의 두 번째 자아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이 절대 쉽지 않았다. 예민한 사춘기 시절을 이민자로서 보내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내용이 굉장히 한국적이면서, 또한 보편적이다. 죽음, 상실, 위로와 성장이라는 보편적 주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령 전 세계인이 겪은 세계대전에서도 비롯된 많은 것들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가 부모와 겪었던 갈등, 지금도 겪는 어려움, 그 모든 것이 절대 한국이나 미국, 혹은 이민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지난 몇 년간의 기억을 여과 없이 샅샅이 알고 나니, 이렇게 적나라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도 되는 걸까 싶으면서도 (특히 주변인들에 대한 좋거나 안 좋은 감정들까지) 저자 또한 결함이 많은 사람임을 알게 되면서 나의 마음도 복잡해졌다. 책을 읽고 나서 무언가 한없이 좋아하게 되는 작가도 있고, 처음엔 정말 싫었다가 나중에 애착이 가는 작가도 있다. 미셸은 지금 나에게 굉장히 뒤죽박죽인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래선지 더욱 앞으로 글을 계속 써주었으면 한다.
간만에 풍부하고 강렬한 에세이 잘 읽었다.
개인 점수 4/5
- dc official App
좋네요 이제 Jubilee 들어보러 갑시당
감사합니다 듣고 자야겠다 디씨에서 일본조식좌라고 불리는 것도 웃김 ㅋㅋ - dc App
개인적으론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렇게 정체성에 대해 의식적인 고민을 하고, 감정적인 경험을 하는 게 솔직히 잘 공감이 안 가서 이런 류의 글을 잘 안 읽긴 함. '이게 이렇게까지 어려워 할 일인가?' 싶은 느낌. 근데 솔직히 이게 내가 이런 고민을 정말 해본 적이 없는 건지, 아님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진 잘 모르겠음. 의식적인 부분은 몰라도, 분명 무의식적인 사회적 정체성은 존재하고, 그런 특수성이 내 삶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 경우도 많을 테니까. 아마 내가 굳이 디씨를 하는 것도 이런 거 때문이 아닌가 싶음. 내가 나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무의식적으론 한국인이 더 익숙하니까.
그래서 공감은 못 해도 여러모로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함...
나의 경우는 ‘나’라는 자아는 확고했지만 새로운 문화 속에서 ‘남이 판단하는 나’와 충돌해서 당황했었음. 사춘기 때 겪은 정체성 혼란을 다시 겪는 느낌.. 이 나라에서 나는 ‘조용하고 착한 아시안‘이라 인식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기대받는 그 역할을 내가 왜 해줘야 하지?) 언어를 잘해도 철저한 이방인이라는 고립감도 있었고 - dc App
그게 ‘사회적 정체성’ 같기는 한데 솔직히 지금도 스스로 마음에 드는 페르소나를 찾아낸 것 뿐이고 개념 자체는 어려움. 그 나라에서 그 페르소나로 갈아 끼우는게 유연해지니 만족스러워서 이제 불만도 없고.. 근데 되려 그 페르소나는 한국에선 한국 문화랑 마찰을 일으키기도 함. ‘나는 왜 나로서 받아들여지지 못하지?‘하는 의문이 이쪽 저쪽에서 계속 생김 - dc App
이게 다른 문화에 결부돼서 ‘이민자적 정체성’이라고 정의될 수 있지만, 누굴 만나서 그 사람 앞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라는 좀더 큰 개념으로 접근하면 여러 간접적인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부모님 앞에서 나‘와 ’직장상사나 부하 앞에서 나‘는 다를 것이고 ’형제자매 앞에서 나‘ ’친구들 앞에서 나‘ 등등.. - dc App
나같은 경우엔 2세도 아니고, 한국인이란 인식이 깊게 자리잡은 것도 아니고, 미국인이란 인식도 딱히 없어서 그냥 주위에 나같은 사람이 없다 보니까 내 정체성을 외재적인 요소에서 찾지 못한 게 오히려 내재적인 자의식을 강화한 거 같긴 함. 근데 확실히 내가 정착한 곳의 인종적 다양성이 높아서 사람들이 나를 특정한 스테레오타입으로 규정하려고 하지 않은 것도 한몫할 듯. 오히려 한국인들이 나를 한국인으로 규정하려다 보니 한국적인 것에 대한 반감이 생긴 적은 있어도...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종종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 (내 인종, 성별 등)을 가지고 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명백한 적의를 드러내서인 것도 있음. 한국에서도 그런걸 겪었을 텐데 이미 익숙하게 처리가 가능해진거 같긴 함.. 나도 요즘 내 다씨 페르소나에 대해 생각했었는데 공감한다 - dc App
흥미롭네... 얘기해줘서 ㄱㅅ
오 한국인들이 나를 스테레오타입 한국인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한 반감 < 나도 종종 있음.. 나도 지금은 둘 사이에서 밸런스 맞추는 듯 양쪽에 속하면서 양쪽에 이방인인 듯 인식하는데 비슷한거 같기도 하다. 나도 대화 재밌었음 ㄱㅅㄱㅅ - dc App
https://klyro.sarl/gxtf
역시 책은 자기가 고민하고 겪었던 주제에 관한 책이라야 마음깊이 와닿는 것 같음
ㅇㄱㄹㅇ 저런 시기를 다 이미 겪은? 상태라 더 이해가 되는 것도 있네 - dc App
내 친구도 이책 나한테 강추했는데, 너무 울까봐 무서워서 못보고 있음 나는 애국가만 들어도 뭉클해지면서 눈물나는 정도라 감당이 안될것같아 엉엉 궁금하긴하다
단순히 ‘나는 혼혈이니까 한국인이다’ 이것보다 더 생생하게 풍부한 텍스트가 있어서 잘 읽었음. 뭔가 한국 전쟁과 고난을 겪은 선조를 생각하며 뭉클한거랑 또 다르더라! 님을 뭉클하게 하는 모국의 의미는 뭘지 궁금하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