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2024 젊은작가상 시리즈
https://gall.dcinside.com/m/reading/616522
2024 젊은작가상 총집편[시리즈] 역대 젊작상 총집편 · 2018 젊은작가상 총집편 · 2019 젊은작가상 총집편 · 2020 젊은작가상 : 총집편 · 2021 젊은작가상 총집편(링크 있음) · 2024 젊은작가상 총집편 [시리즈] 20gall.dcinside.com-
시선의 주인은 관음증 변태다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다
노출된 당사자는 불쾌함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골짜기를 지나는 순간이겠지
한 줄 요약
비직관적인 소설은 초점을 흐려 시선을 분산시킨다
마지막 젊작상 단편이다. 아직 총집편과 부록으로 실린 미니 픽션이 남아서 다 끝난 건 아니다. 어쨌건 마지막 단편인데...... 사실 젊작상의 마지막 두 작품은 소재 특수, 힙스터, 좀 기존 부류에서 벗어난 특이한 단편들을 꼽는 게 특징이다. 언캐니 밸리는 그중에서 난해함 특수로 꼽힌 케이스인 듯.
일단 다 읽었는데 솔직히 지금도 완전히 또렷하게 이해된 건 아니고, 해설이라도 읽으면 좀 나을까 싶었는데 해설도 그냥 거시적으로 주제 풀고 그를 뒷받침하는 도식들을 소설 내에서 제시한 게 끝이라 세세한 풀이는 하나도 없었다. 작가노트는 지인의 지인이 별장에 음악회 여는데 자기는 거기서 이방인이었다고 떠드는 전진후진 비틱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딱히 작품 해석에 참고가 되지는...... 애초에 5년 전 작품을 엄청 뜯어 고쳤다고 하는데, 5년 전의 전지영과 5년 뒤의 전지영의 합작을 범부인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 이 리뷰는 해설을 읽고 내가 대강 이해한 내용을 적당히 쓰고... 적당히 그 안에서 내가 불만이라고 느낀 것들을 서술하는... 정말 간단한 리뷰가 될 것이다.
(챗gpt가 키 140 왜소증 남자를 그리랬더니 키 14 난쟁이 나라 대머리 남자를 그려놨다)
이 소설의 주제의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제목의 '언캐니 밸리'고 하나는 '시선'인데, 작가나 해설이나 이 두 가지를 하나로 엮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가 그렇게 잘 어우러졌냐고 하면 진짜 따로따로 논다고 생각한다. '시선'은 작품에서 줄창 얘기하니 모를 수가 없어도 언캐니 밸리는 직관적으로 와 닿을 소재가 '나'의 그림 밖에 없는데 이 그림마저 소설 중반 넘어가면 비중이 증발해버린다.
일단 언캐니 밸리부터 얘기하자면, 불쾌한 골짜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그거 맞다. 사람과 어설프게 닮은 지점에서 불쾌하다는 것. 이건 다시 말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대상이 사실 모르는 것이었을 때 발생하는 기이함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소설에선 가장 직관적으로는 '나'의 그림으로 언캐니 밸리를 드러내고, 구조로는 '나'가 '당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청한동 염산 테러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당신'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되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면서 발생한다.
내가 이해한 건 딱 여기까지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질문에 나도 답해줄 수가 없다. 해설에서는 '시선'과 엮으면서 '시선을 던지는 자'와 '시선을 받는 자'의 간극을 발견할 때? 언캐니 밸리를 발견하게 된다고 그러는데 내용은 이해해도 소설 내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는 그렇게 명쾌하다고 말은 못한다. 어쨌든 이런 언캐니 밸리를 유발하기 위한 장치로서 소설의 많은 정보가 불확실하게 전달된다. 무엇 하나 '안다고 말하기 힘든' 진술의 연속이라 읽는 입장에선 굉장히 비직관적인 소설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언캐니 밸리를 전달하기 위해선 '확실하게 안다고 믿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소설은 정작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게 서술해놓으니 불쾌하고 싶어도 불쾌할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나온다. 쉽게 말해서 불쾌한 골짜기에 떨어지고 싶어도 골짜기가 형성될 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말이다. 골짜기가 없다고!!!
다른 주제, 곧 작품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시선'인데...... 이건 보통 '시선'을 다룬다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 있지 않음? 타인이 던지는 시선의 폭력과 그렇게 시선을 던지는 자가 어떤 부류(대충 기득권, 대충 부자, 대충 그런 사람들)인지 대충 얘기하고... 뭐 그런 고루한 얘기들이다. 진짜 농담이 아니고 시선 쪽 얘기는 그런 대략적인 이해 이상으로 뭘 더 나가질 않더라.
이 '시선'은 '나'와 '당신'이 공감대를 형성하는(사실 일방적이긴 함) 중요한 소재이기도 하고, 이렇게 쌓은 공감대가 이후 무너지면서 언캐니 밸리를 형성하는 것이지만...... 앞서 말했듯 언캐니 밸리는 딱히 작중에서 그렇게 유의미하게 형성되는 구간이 별로 없다. '나'가 '당신'을 파고들면서 자신이 알던 것 이상을 알게 돼 그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작품 결말 역시 '당신'을 부르던 부잣집은 또 다른 '당신'을 부르는 것으로 끝나고... 부잣집에 대해선 뭐 하나 제대로 나오는 것조차 없고......
나폴리탄 괴담이었으면 제법 훌륭한 구조였지 않을까 싶은데(모호한 묘사, 불분명한 진상 등) 애석하게도 이건 카버도 아닌 전지영의 본격소설인지라 여러모로 '어쩌라고'가 계속 나오는 독서였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불분명한 묘사들을 산발적으로 던져놓고 '알아서 생각해 봐'라고 하는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좋게 평가할 수가 없다. 사실 산발적으로 던질 마음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고.
그 외에 주인공이 시선에 민감하게 된 계기는 일본에서 살던 어린 시절 엄마가 화류계로 추정되는 이모들에게 여장 당하고 거리에서 전시 당하면서 받은 시선들 때문이었는데, 이것도 솔직히 키 140 왜소증 택시 기사가 자기가 백미러로 흘긋 본 손님의 얼굴을 크로키해서 몸뚱이는 강한 동물 몸통을 그린 키메라 그림을 그린다는 설정에 너무 과하게 붙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쩌면 언캐니 밸리는 28페이지 단편 주인공에게 부여된 막대한 설정이 아닐까? 솔직히 주인공 설정을 조금씩 떼어서 다른 인물들에게만 줬어도 '언캐니 밸리'를 유발할 만한 반전과 묘사는 충분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성심성의껏 좋게 봐주면 '나'의 1인칭 묘사인 만큼 확실한 건 본인밖에 없으며 나머지 세계, 곧 자신이 '시선'을 던지는 모든 대상은 불분명하기에 자신이 안다 착각할 뿐, 그것은 언제나 모르는 미지의 것이기에 그 미지가 던지는 '시선'의 존재를 아는 순간 언캐니 밸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것 아닐까?
하지만 이게 직관적으로 와 닿거나 해설 없이 유추하고 끌어낼 수 있는 결론일까?
절대 아니다. 난 그렇게 자신한다.
전달의 실패다. 전달이 실패했으니 설득은 애초에 이뤄지지도 않은 셈이지.
여하튼 이걸로 젊작상 마지막 단편도 리뷰를 끝냈다. 다음은 부록으로 실린 수상작가 미니 픽션과 심사 경위를 동봉한 총집편!
소재는 재밌어 보이는데... 리뷰를 읽으니 작품 이해가 어려운 모양이네 그래도 읽어는 봐야지 정성 가득한 리뷰 ㄱㅅㄱㅅ
그럼 네가 생각하는 훌륭한 국내 단편은 뭐가 있냐? 그것 좀 읽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