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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애초에 회고록 겸 에세이를 소설이겠거니 하고 무작정 산 시점에서 실망은 예정되어 있었다지만, 그래도 나는 무의식중에 이석원이라는 인간에 멋대로 필요 이상의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조금은 더 자폐적이고 확고한 세계관을 기대하고 있었건만 그다지 별 다를 건 없었다. 내가 그와 공유할 수 있던 단상은 감정이었을 뿐 과정이 아니었다.

여전히 표현은 섬세하다지만 3분에서 5분사이의 러닝타임의 한도를 벗어나 끝도 없이 늘어놓는 세계관은 어찌보면 구질구질하다.

사람이 가지는 보편성이 나쁘다고 누가 할수 있으랴. 다만 이미 몇번이고 스쳐지나온 표현과 단상들을 여기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이석원은 언니네이발관의 리더인 뮤지션 이석원 뿐이었고, 그 어중간한 정보의 부재가 판타지가 되었음을 이제야 알았다.

동경은 이해에서 가장 먼 감정이라던 소울소사이어티 심리학의 권위자 아이젠 소스케 선생님의 말씀도 있었는데 역시 몇번을 경험해도 똑같다.

그냥 뭐. 그래. 콩깍지가 벗겨졌다. 딱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