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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인스타에 파주 소개하는 글 올라왔기에 간단하게 써봄.


작품에서 여자 주인공 '나'가 정호에게 군대에서 현철을 어떻게 폭행했는지 묻는 장면이 있음. 정호는 음식에 넣어야할 소금과 설탕을 헷갈리고, 온갖 폐급짓을 해서 폭행했다고 함. 하지만 '나'가 더 심한 폭행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정호는 입을 다뭄. 정황상 단순 폭행 말고도 또 다른 짓을 한 게 사실이라는 거지.

바로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함. 왜 폭행을 넘어 심각한 폭력을 당했음에도 달마다 100만원, 겨우 일 년동안 1200만원만 갈취하나?


만약 현철이 맞을만한 폐급짓을 해서 맞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폭행당할 짓이었기에, 현철의 갈취가 정당성을 잃음. 특히 현철이 작품에서 완전한 선인으로 묘사되기에 더욱 그러함.

현철이 '나'의 질문에 침묵했으니 위의 가정이 높은 확률로 틀리고 상당한 가혹행위를 당한 것이 확실한데, 그런데도 갈취만 한다? 이거는 이거대로 어색함. 그렇다면 갈취보다는 찾아가서 폭행하는 게 어울리겠지. 갈취라는 사건이이 근본적으로 이상하기에 현철이 당한 가혹행위 얘기를 꺼내는 것만으로 딜레마가 형성됨.

애초에 딜레마를 이야기했지만 현철이 당한 가혹행위의 디테일이 나오지 않는 것도 큰 문제점 중 하나임. 그냥 당했다고 하면 독자에게 현철의 갈취행위가 설득이 될까? 해병식 오도짜세 기합인지 아니면 '참으면 윤 일병, 못참으면 임병장' 수준인지 어떻게 알아?

작품에서 가혹행위의 디테일에 대해 정호가 한 번, 현철이 한 번, 총 두 번이나 회피하는데 독자는 답답한 노릇임. 어떤 가혹행위냐에 따라 갈취라는 사건이 적절한지가 결정되는데 그걸 회피한다면... 현철이 꼭 갈취를 해야했나? 라는 실망스러운 질문만 남음. 이런 딜레마를 남기는 것은 군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에서 올바르지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