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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국내에 유일하지 않을까 싶은 가브리엘 마르셀 전공자의 저술답게 쉬이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음
마르셀 본인부터 난해한 어휘나 복잡한 체계성을 거부했다지만, 오히려 그의 소박하면서도 깊은 통찰에 얽히고 짜여지며 철학사라는 뿌리줄기가 솟아오르는 느낌
신체성의 강조와 주객의 미분화─내재성에 대한 부분은 베르그송과 메를로-퐁티 사이의 가교라는 인상이고,
추상에 대한 맹목을 비판하고 실재의 구체성을 강조하는 건 바다 건너 제임스와 화이트헤드랑 공명하며,
실존주의로 분류된다지만, 단독자나 결단과는 거리가 먼 명상적인 태도와 삶을 향한 애정어린 시선은 이상하게 비트겐슈타인이 겹쳐보임
폴 리쾨르는 마르셀을 실존주의자들이 아니라 전회를 거친 후기 하이데거와 더 가깝다고 평가했고
장 발이라는 철학사가는 제임스, 화이트헤드, 마르셀의 철학을 엮는 시도를 했었다고 하니 영 허황된 감상은 아닌듯
한자어 때문에 죽을 맛이라는 점이 유일하면서도 심각한 단점
병기라도 되어있었으면 절판인걸 감안해도 신실함과 겸허함을 추구하는 독뷰이들에게 적극 추천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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