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책을 사고싶게 하면 나도 보는사람이 책을 사고싶게 만들수밖에 없어요
책얘기) 오스카와일드 오스카리아나 338p에 나오는 말인데, 나는 이게 진짜 [오스카식 비꼬아 말하기]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으로 하여금 "정말 기이한 그림이네" 라고 말하게 하는 모든 고고학적 그림들, 당신으로 하여금 "너무 슬퍼." 라고 말하게 하는 모든 감상적인 그림들, 당신으로 하여금 "정말 흥미롭군" 이라고 말하게 하는 모든 역사화들, 당신으로 하여금 "너무나 아름다워" 라고 말하게 하면서 즉각적인 예술적 기쁨을 선사해 주지 않는 그림들은 모두 무가치한 그림들이다.]
이 말을 그냥 끄덕끄덕, 음, 어느정도 맞는말이군. 하고 넘어가면 나는 오스카식의 비꼬기에 속아 넘어간 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말만 놓고보면 어떤 그림을 보고는
1) 무슨 뜻이 있겠지 하고 유예하는 생각
2) 이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군 하는 감상
3)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흥미로운 아이디어
4) 이런걸 사람이 만들수도 있구나 하는 경탄
을 우리가 느끼지 못하면 그 그림이 의미없는 거다~
하고 정리될 수 있겠는데,
1~4에 무슨 주어가 생략됐는지 생각해보면
[지금 당신이 처해있는 편견 • 감상의 틀] 에 갖혀있는 [당신이 생각하기로] 쯤 되겠다.
오스카가 생전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으로 그렇게도 심하게 까였다고 그러던데, 지금 놓고 보면 그 소설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편견과 감상의 틀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시대에 우리 시대의 인간들에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그 쓴 작자가 죽은 뒤 한 십 몇년 지나서 역사속에 박제돼서야 훌륭하다고 칭송받을 법한,
그런 책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데,
그런 책을 쓰레기라고 말하는 그 시대 사람들에게 오스카가 이렇게 말하는 듯이 들린다.
"이야~ 너희들 심미안 참 훌륭하시다~ 그게 맞아요! 너네 말이 다 맞아~ 응!"
ㅋㅋ
저지르고 광명 찾자
더이상 저지르면 파산하겟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