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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의 가톨릭 사제이자 신학자, 철학자인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가 썼다.(이름 더럽게 어렵네)

1920년에 쓰여진 책이 지금까지 살아남는데는 그 이유가 있겠지? 하고 들여다보고, 읽기 시작!
근데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이 책이, 완독하는 순간 내 인생의 책이 되버렸다.

목차를 봐서 알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입시나 수험 등, 어떤 자격을 얻기 위한 공부가 아님.

철학에서 말하는 '그 무엇'을 만들어내는 공부를 의미함.
얼마전 읽은 <김수영을 위하여>의 실천편 같은 느낌도 들었다.

진정한 자유는 온몸으로, 혼자, 치열하게 무언가를 탐구하고 만들어냄으로써 찾아온다는 맥락이 비슷했기에.

특히 나만이 쓸 수 있는 책이나 생각할 수 있는 사상이 있다고 믿고, 그게 내 사명이라는 어렴풋한 생각들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 그 어렴풋한 안개들이 거둬지고, 선명한 앞길이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느낌이었다. (뽕에 취한 착각일 수도)

저자의 주장은 하나다.
공부만이 진리에 다가가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진정한 자유와 신성에 이르는 길이라고.

난 무종교임에도, 그의 말에서 진실성과 무게감을 느꼈고,
내가 믿는 것 중에 가장 뿌리깊은 곳에서 핵심으로 자리한 관념들이 그 신성이라는 것과 이름만 다른, 같은 무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의 신학적 관점과 그에 따른 이야기들에 전혀 거부감을 느낄 수 없었다.
(만약 무신론자라면 자신이 믿는 과학/이성/철학 등으로 적절히 대입해서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본 내용을 보다보면 공부하다가 마주할 수 있는 온갖 어려움, 공부를 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삶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실질적인 공부 방법과 그 과정 속에서 빠질 수 있는 오류들, 해결책까지
공부에 관한 것이라면 모든 것이라 할 만큼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렇기에 친절하면서도 진지하고, 유쾌하면서도 경건하다.
또한 문장 자체도 유려하기 그지없어서, 읽는 즐거움이 상당히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공부란 긴 운하를 파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물줄기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깊게 파기보단, 언뜻 보기엔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가지 관념을 더 넓은 체계로 인식하고, 그 간극의 조화를 모색하라는 이 문장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실제로 탁월한 발견과 발명들은 대부분 이런식이니까.

그 외에도 수 많은 명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들이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라.

난 앞으로 이 책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두고,
공부가 힘들 때, 막힐 때마다 펼쳐보면서
내 길을 열심히,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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