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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온 자기계발서가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라면, 이 책은 수제버거다. 


자기계발서들은 양산형으로 자극적으로 읽힌다. 결국 어떻게 더 잘 살 것인가를 얘기한다. 이는 철학의 한 (큰) 주제와 연관된다. 자기계발서는 철학의 한 갈래에서 나왔다. 이는 현대 기준이다. 과거 모든 학문이 철학에서 나왔다는 식의 얘기가 아니다. 이 책은 말초적인 자기계발서가 출판시장에서 큰 수요를 가진 걸 보고, 시장성을 위해 잘 팔리기 위해 자기게발서의 식을 입힌 철학분류의 도서이다. (도서관 배치가 100번대 이므로 철학으로 분류된다.) 철학에서 자기계발서가 나왔지만 거꾸로 시장에서 자기계발서가 더 잘 팔려서 고개를 숙이고 자기계발서 지붕안으로 들어왔달까. 여러 자기계발서가 본인들만의 아이덴티티(상품성)을 갖고자하지만 (주로 작가의 경험,경력으로)읽는 사람 입장에선 똑같은 버거킹 와퍼 (와 같은 프랜차이즈 햄버거)로 느껴진다. 이 책은 수제버거 같다. 읽는 내내 작가(요리사)가 재료 본연의 맛(철학, 철학사 등)은 어때? 하면서 나를 풀떼기의 맛, 번의 맛, 패티의 맛을 따로 더 먹어보고싶게 만든다. 그래서 수제버거를 먹으면서 맛있는 햄버거(자기계발서)를 먹었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또한 햄버거 먹으러와서 햄버거 자체를 즐기고 간걸 뭐라 할순 없지만), 이건 햄버거라기엔 요리? 라고 생각하게 됐다. 뭐 그래도 이 책의 본질은 결국 햄버거(자기계발서)다. 철학사 입문도서를 생각한다면 이 책 말고 다른 훌륭한 입문서들이 지천에 깔려있다. 모두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사람에게 갑자기 풀떼기 반찬을 주는 것보단 수제버거 사이에 채소맛을 좋아해보라고 하는 그런 의도로 쓴 책같다. (물론 시장에서 잘 팔리는 분류-자기계발서-라 이렇게 책을 쓴 것이겠지만) 사실 철학 자체로도 충분히 '자기계발'적이다. 나이들면 능이백숙을 좋아하고 재철나물을 좋아하고 그런걸까. 철학은 과거부터 있던 전통요리, 가공이 덜 된 재료랄까. 아무튼 이 책을 집으면서 기대한 바는 철학교양서였는데, 내용은 자기계발의 맛이 많이 났다. 하지만 오히려 좋았다. p439에 소크라테스가 아흔아홉살까지 살았다고 썼는데 다른 인물이랑 오타가 난 것같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관용어일 수 있다.


감상문을 쓰면서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여 쓴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나쁜건가? 깔끔하고 함축적으로 쓰면 더 많은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같은 말을 장황하게 반복하여 쓰는 건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위안한다.



11.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