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에 감상문 안 쓴 것만 코멘트 하겠습니다.
1. 편지들(플라톤)
플라톤은 위대한 철학자지만 그가 꿈꾸던 세계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슬픔이 간간이 드러나는 편지들을 읽으니 기분이 오묘했다. 결국 이성으로 아무리 좋은 것들을 도출해내더라도 민중들이 똑같이 지혜로워지지 않으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철학과 실천의 괴리가 너무도 안타깝다.
2. 코어논리학 (이병덕)
논리학에 입문하고자 읽은 책. 설명이 쉬워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논리학을 남의 논증에서 빈틈 찾는 훈련 정도로 생각했는데, 직접 논리학을 만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논리학은 문장들을 관계들로 변환하는 훈련이었다. 특히 술어논리의 명증을 보며 정말 우아한 체계에 감탄했다. 문제까지 풀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문장 논리 이후로는 문제를 거의 풀어보지 못했다. 그 점이 아쉽다... 언젠가 다시 손댈 날이 올까.
3. 일류의 조건(사이토 다카시)
내용 자체는 시중의 그저 그런 자계서들과 별 차이는 없다. 다만 성공의 요소들을 조합해 나름대로의 모델을 만든 것은 인상적이었다. 스타일에 대한 부분은 인상적이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루틴을 다루는 부분은 너무 그대로 인용해서 의아했다. 냉정하게 돈 주고 읽을 책은 아닌 것 같다...
4.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는 제국의 수장이었지만 본인은 조용한 철학자이기를 원했다. 그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자신의 철학을 국가와 인류의 목표에 합치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오늘날 인류는 마르쿠스와는 달리 세상이 이성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르쿠스가 우주의 영혼을 강조하며 추구한 이성적인 삶의 태도를 보면, 이성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5. 토마스 만의 생각을 읽자
만화책이라 별 기대 안 했는데 토마스 만의 생애와 주요 작품에 대해 그럭저럭 잘 설명했다. 특히 작품들이 갖는 의의를 상세하게 해설해주어서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을 읽을 때도 도움이 됐다.
6. 가장 큰 걱정(류형돈)
전작 <불멸의 꿈>이 쉽고 재밌는 문체로 수명에 대해 잘 설명해주었는데, 이를 개정한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더 좋아졌다. 최신의 연구 결과들, 그리고 논란이 있는 이론들까지 다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7. 테아이테토스(플라톤)
우리는 무언가를 안다고 믿고 쉽게 떠들어대지만, 정작 앎이 무엇인지 아는 일조차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나 플라톤이 앎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고안한 여러 모델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았다. 나도 언젠가는 플라톤처럼 앎에 대한 체계를 세워보고 싶다.
8. 소피스테스(플라톤)
그간 전제하던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을 부수고 새 존재론을 구축하는 대목이 압권이었다. 탐구의 방법론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철저하게 구조화하여 여러 모습을 포착하는 방식은 충격적이었다. 나도 그런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9. 정치가(플라톤)
<소피스테스>에서 보여준 방법론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플라톤이 <국가>에서 주장한 과감한 주장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권리를 사람이 아닌 법률에 이양하는 대목이 의미심장했다. 다음 달에 <법률>을 읽을 계획인데 기대가 커졌다.
10.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토마스 만)
3년만에 다시 읽은 책이다. 3년이라면 꽤 긴 시간이고, 그간 나도 여러 책을 읽었지만, 이 소설보다 더 나은 시대 소설은 보지 못했다. 개인의 자유와 책임, 삶과 예술,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을 모두 잘 그린 걸작이다. 이 작품이 인지도가 부족한 것은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다.
요번에 부덴브로크 샀는데 기대된다
논리학 관심 없었는데 리뷰 보니까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