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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데 급하게 읽을 이유가 전혀 없음


왜냐면 어떤 의미가 크게 다가올 책 A가 있으면
그 A를 면밀히 읽어야 본인한테 의미가 크게 오면 컸지
그걸 급하게 보면 뭐 들어오는게 있겠어요?

그리고 만일 그런 책 A를 잊어버린데도
본인이 A에서 제시하는 어떤 a에 관심이 여전히 있다면
a와 비슷한 주제를 공유하는 A'이란 책을 알게될건데

A'이란 책을 읽고나서
i) A'이란 책을 평론하는 평론가, 교수의 리뷰를 보다가 A라는 책을 다시 상기함
ii) 독갤같은데서 A'이란 책을 읽은 이들의 리뷰를 읽음.
이때 이 A'이란 책을 읽고 주제 a에 감명받은 사람은
분명히 이 a를 깊게 파고 들어가는 책을 더 찾아볼건데
그 사람이 추천하는 목록에 A가 들어가있을 확률이 큼
iii) 애초에 A'이란 책에 A가 인용돼 있을지 모름.
보통 사람들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잖음??

즉, A와 유사한 주제를 공유하는 책을 읽다보면 다시 A란 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예전에 잃어버린 책] 찾기 알고리즘에다 넣을건 본인 열정하고 노력뿐임.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론 이렇고..
문학책이랑 비문학책의 독서법에 대해서 몇 가지 의견 내지 알고리즘이 있는데

1. 문학책 읽기
문학은 암만 생각해도 쭉 읽어나가는 게 좋음.
그런데 시간이 없다 - 그러면 평론 읽고, 평론도 여러가지 봐야겠지.
그리고 어떤 평론이 맘에 들면, 그 평론에서 지적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그 문학책을 중간부터 읽든가.

그런데 문학책이 문제인게,
어떤 문학책 B가 훌륭하거나 훌륭하지 않을 수 있잖음.

i) B가 훌륭하고 그 책을 읽은 이들도 훌륭하다 하는경우
-> 문제없음

ii) B가 훌륭한데 그 책에 대한 평은 좋지않은 경우
-> 이 경우엔 크게 세가지가 주요한 논점으로 떠오르는데

ii)-a) 내가 B를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경우
-> 그러면 이 경우엔 그 책이 좋지 않다는 평을 찾아볼 게 아니라, 그 책이 좋다고 생각되는 평들을 찾아봐야 함.
왜냐면 그 책이 훌륭한데 나 혼자 '이 책 쓰레기야~' 이러면 기분 더럽잖아요?
그리고 책을 읽겠다는 행위 자체가 좀 생각을 깊게 해보고자 하겠단 건데, 혼자서 그렇게 생각하고 끝내는 것도 안좋지.
여기서 체크할것도 역시 [그 책을 변호하는 사람들]임.
왜 변호하는지 알아야 함

ii)-b) 내가 B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즉, B가 사회 전체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되는게 아닌데 훌륭하다고 하는 이들은 소수며, 그 소수에 본인이 포함된 경우.
그런데 나는 의문인게 뭘 좋아하고 말고를 남 허락받고 좋아해야 함? 이것부터가 걸리고.
그리고 본인이 B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ii)-b)-ㄱ. 그 B라는 작품의 주제가 훌륭하진 않으나 표현이 훌륭한경우
ii)-b)-ㄴ. 그 B라는 작품이 주제가 훌륭하나 표현이 훌륭하지 않은 경우
(ㄱ과 ㄴ이 ii)-b)에 해당할 모든 조건을 동치로 잡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래도 적어도 충분조건으로 제시할 수는 있을 것 같네요)
정도로 나눌 수 있을건데,

ii)-b)-ㄱ. 에 B가 해당할 경우, 그 작품이 훌륭함을 주장하려면 그 작품이 [철학]적으론 훌륭하지 않으나 [미학]적으론 휼륭함을,
ii)-b)-ㄴ. 에 B가 해당하면 반대로 철학적으론 훌륭해도 미학적으론 그렇지 않음을 파악해야겠죠.

글의 미학이란 제 생각엔 수사학, 문장론, 뭐 이런 것들 같은데.

요약해서 말하자면 어떤 작품이 훌륭함을 말하려면 이론적 토대가 좀 필요할 수 있다는 거죠.
+ 다른 사람들의 의견. 논문, 평론,..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음.

그래서 이런 알고리즘을 거쳐서
본인이 그 작품을 훌륭하다 한 판단이 옳은지,
아니면 그렇지 않았는지, 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거 솔까 시간과 인생 경험에 따라서도 항시 달라진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때 좋았으면 좋은거고, 지금 안좋으면 안 좋은거고.
다만 왜 그렇게 생각했나 써놔야 한다고 생각함.
그러면 나중에 내가 보거나 남이 볼 수 있잖아요?

iii) B가 훌륭하지 않은데 나는 좋다고~
iv) B가 훌륭하지 않은데 나는 안 좋다고~

이것도 죄다 ii)랑 마찬가지임.
나는 그래서 솔까 iv) 쯤에 해당할 <82년생 김지영>도 어느정도는 훌륭한 면 (억까를 모아다가 위로해줌, 문장은 좋음)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진짜 훌륭하다 생각은 안하지만 ㅗ



그럼 이제 문제가 비문학인데, 저는 여기다 과학적인 접근법을 제안하겠습니다.
이게 대체 뭐냐? 과학이란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죠.

책을 읽기 전에 대강 이러는 겁니다
이건 뭐 중학교 교과서 같은데도 나오는 방법인데
i) 책 제목, 목차 등등을 보고 무슨 내용일까? 생각
ii) 본문을 보며 실제로 확인

우리가 i)이 어렵진 않음, ii)가 어렵지.
아무튼 이 방법은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짓을 반복하면, 그쯤되면 ii)가 본인이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거의 자동으로 돼서,
i) 단계에서 거의 옳은 가설을 내버리게 되니깐.
그러면 읽어내는 수고가 아주 줄어드는거죠.


뭐 일반적인 비문학 서적이란게 다 이렇지는 않겠지만,
저는 훌륭한 비문학 서적들은 대강 다 이런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화살표는 시간•서술 순서)
주장 A -> 주장을 뒷받침 하려는 B1,B2,... -> A를 재주장

만약 이 비문학 서적이
i)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일치하든
ii)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일치하지 않든

아무튼 이 비문학 서적을 제대로 읽으려면 해야할 일은
i) ~A인 주장을 하는 책 읽기
i) -a) 여기서 되게 중요한데, ~A인 주장을 하는 책인데, A의 주장을 하는 책과 같은 사례 B1을 끄집어 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
그러면 이게 도대체 뭔가?
한 쪽은 옳은 소리를 할게 맞을텐데, 그러면 이건 누군가가 사례 B1을 오해하고 있다는 거임.
즉, 이 경우엔 B1을 소개하는 책이나 논문을 찾아봐야 함. 누가 옳은 소리를 하고있나 판단하기 위해서.

ii) B1,B2,.. 에 대한 사례들 검토해보기

근데 저는 솔까, 비문학 서적, 그 중에서도 학술서적이라는 그런 부류들이- 이 저자라는 사람들이 대학원 다니면서 했을게 논문읽기, 쓰기, 비판받기, 이런 것들 3순환 주구장창 이었을거 생각하면..

뭐 나 따위의 가치관에서 볼 때는 이런 사람들이 틀린 소리를 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단지 그 사람들 학문 세계에서나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어서 거기거 갈린다, 그런거지.

저어는 순수히 쾌락과 흥미위주의 독서를 하고있기 때문에, 학술서적들이 이렇게 철저한 뭔가를 하고있는지 시간을 오~~래 들여 판단하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읽음.
i) 비문학 책의 목차부분부터 봄
ii) 거기서 내가 흥미있는 파트를 보고 거기부터 펼쳐봄
iii) 거기서 그 주장을 어떻게 뒷받침하나 확인
iii)-a) 만약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잘 이해가 안가거나 동의가 안되면, 그때부터 앞부터 읽어나감.

그리고 그렇게 '음, 대강 이런 소리 하는 책이군' 판단하고 넣어둠. 나중에 관심생기면 쭉 다시 읽어보게.


이상이 제가 책 읽는 방법이구요, 이걸 뭐 맞다 틀리다 시시비비를 따질 그런, 뭐, 기운은 없는데.

하나 더 얘기하고 싶은게 임의로 아무 책이나 골라잡아서 보는건데,
이걸 대체 왜 해냐 하느냐 하면.
그렇게 임의로 골라잡은 책은 보통 뜬금없는 분야일때가 많아서, 그거 이해하겠다고 그 분야의 다른 책들을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그 분야를 굉장히 뜬금없는 곳에서 시작하게 되면, 무슨 브라운 운동하는양 임의로 가다가 자기 맘에 딱 드는 곳에 걸리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분야에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게 좋음. 뭐 삶의 희망을 가지시라~~ 이런 감정적인 이유같은거 없고요.
그렇게 임의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나씩을 확실히 골라놓으면,
이게 마치 GPS로 어느 지점 정확히 체크하려면 기준이 많이 필요하듯,
자기 취향을 정확하게 짚는 책을 골라낼 가능성이 커짐.
그러니까 임의로 읽는게 좋다고 생각~~~ 하는데

그래서 요 알고리즘을 따르든지 어떻게 하든지도 다 본인 생각따라 달라질거라 생각하고요,
저는 관심사는 확실하긴 한데 '뭐 더 이상한거 없나' 싶어서 아무거나 보는 중임.

내 말이 맞는지는 절대적인 판단이 불가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면서 기분이 좋으니까 맞는 거 같음.

예 이상이 책 한 300권 가진 무친놈의 자기변호였고
내 책 읽으세요 네


세줄요약)
1. 제목 잃어버린 책,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책, 그런것들 어차피 열정과 노력으로 읽다보면 나중에 그런 책들로 독서 습관이 수렴하게 되는 것 같다.

2. 그런 걸 처음부터 읽겠다고 나서는건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으니, 급할 이유가 없다.
나중엔 본인이 알아서 짬짬이 시간내서 보게된다. (경험담)

3. 책 읽는다는게 급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보는 거 같은데, 여기서 조차 급하게 하려는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것도 일종의 취미고, 취미는 미를 추구하는 행동이니, 그리고 미의 판단기준은 각자 다 다를 것 같은데 그냥 꼴리는대로 하자.


책얘기) 뭔가 자연 그대로 가져온 미를 추구하는 건 일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과 모노노아와레> 읽다보니 아닌 듯도 싶고..
생각해보면 오세치 요리 같은것의 재료 그대로 들어간 그런 것들은, 멀리서 보면 재료 그대로지만, 가까이서 보면 극도로 정밀하게 [절단] 되고 [분석] 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