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에서 마이너한 주제의 교양서를 빌려 봤는데

누런 페이지 끝단마다 수십년 전 선배의 메모같은 게 남겨져 있더라.

각 문단마다 저자와 대화하듯 자기 생각같은 걸 적어놨는데


글씨체는 소년의 글씨체인데 말투는 좀 아재같기도 하고

지금은 중년 혹은 노년일 어떤 사람이 20대 청춘일 때 사고하고 기록한 흔적이잖아? 되게 묘하더라구. 

시간 여행을 하고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과거의 사람과 같이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음.


장발에 뿔테안경 나팔 바지 입고 최루탄 맞아가며 대학생활 했을 사람이 지금 내가 쥐고있는 책과 같은 걸 쥐고

책상에서 침대에서 뒹굴었을거고, 나도 그러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