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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갤에서 했던, 출판사의 나눔에 당첨되어 책을 두 권 받았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정육점> 1권과 2권. 서평이나 후기, 리뷰를 꼭 남길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으나 책을 그냥 받은 입장에서 뭐라도 쓰는게 도의적으로 맞다고 생각해서, '읽고있는거만 완독하면 바로 읽어봐야지' 싶어서 엊그제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무료로 받은책에다가, 파란문어라는 출판사 자체가 1인 출판사라고도 하시고, 이 작품자체가 작가분의 두 번째 작품인듯하여 솔직한 평을 남기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운데, 그래도 무반응보다는 비평이라도 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들어 짧게나마 후기아닌 후기를 남겨봅니다.
일단, 2권까지 읽을 엄두가 나지않아 1권만, 그것도 70%정도 읽었네요. 두 권모두 400+ 페이지를 가지고있는 장편소설인데, 이렇게 쓰인 글을 내가 800p까지 달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답 할 자신이 나질않았습니다... 일단 작품에서 나오는 선정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묘한데, '문학은 모름지기 아름답고 고귀해야지 에헴!' 이라는 말을 하고싶은건 아닙니다. 이 두 명의 문인들을 예시로 드는게 작가분 입장에서는 치사하게 느껴질수도 있을거같은데, 미시마 유키오의 그로테스크한 표현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적인 장면의 묘사가 그냥 생각이 났어요.
요런것들은 표현의 수위도 중요하겠지만, '왜 작품에서 페이지를 할애하여 이런 묘사를 하였을까?' 라는 질문에 답을 해주는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면의 고백>에서의 그로테스크 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미시마의 상상, 비단 <노르웨이의 숲> 뿐만 아니라 하루키 작품에서 자주보이는 성적인 장면들. 수위로 따진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에서 예시로 든 작품에서의 그것들은, '아 이래서 이런 장면을 묘사한건가?' 하게만드는 설득력이 있어 불쾌하지않게 읽었던기억이있는데, 이 작품에서 나오는 그것들은, 개인적으로는 참 묘했습니다
그리고 작품 초반부터 여러가지 설정들이 마구마구 등장하는데, 솔직히 이런것들에는 굳이 지적을 하고싶지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은해요. 설정자체가 어지럽고 과하게까지 느껴지더라도, 그걸 잘 풀어나갈 자신만있다면, 중학생이 인조인간에 타는것도, 인류가 장벽안에 숨어지내는것도, 보라색 가지 외계인을 핑거스냅으로 해치우는것도 설득력있게 다가오겠죠. 이 작품도 무시무시한 설정이 여러개 등장하는데, 이게 매력적이거나 흥미롭게 다가오지는 못한 느낌입니다. 특히 칙령부분의 조항들은 정말 읽을 자신이 없었어요. '와, 이걸 다 읽어놔야 뒷 얘기가 더 이해가 잘되겠지? 야호!' 하면서 읽을 동기를 줘야하는데 쉽지않았습니다...
남자 등장인물들이나 잠깐 나오는 남자 행인들의 모습이나 대사가 정말 과하게 저급한 느낌이라, 불쾌하게 느껴지도록 의도하고 쓴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것도 참 묘했습니다. 아무리 이런 상황이어도 이런 대사를 실제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 책에서 문어체나 만연체로 쓰여진 대사로 보는것도 항상 어색하다고 느꼈었는데, 그 반대로, 현실적으로 쓰려고 해서 오히려 현실적이지 못한 대사를 보니 더더더더 어색한 느낌. 묘하다는 표현보다는 불편하게 느껴질수도 있겠네요. 저도 그랬습니다.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던, 이미상 선생님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라는 단편에서, 사냥꾼인 남자들을 굉장히 묘하게 표현했었는데, 이 작품은 전체적인 주제 자체를 그 쪽으로 정해놓은 작품인지라, 불편하다기 보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서 괜찮았었는데, 이 작품에서 표현되는 행동이나 대사들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호칭을 틀리는것도 아주 가끔 보였는데, 이런것들은 고치면되는거고, 작품의 인칭 시점이 자주 바뀌는것도 묘했습니다. 군상극에서 흔히 묘사되는 시점과 인칭의 변화가 아니라, 한 챕터 내에서도 관찰자 시점이 되었다가, A의 1인칭이 되었다가 하는, 묘사의 편의성을 위한 시점 변화가 생각보다 자주있어서 이건 정말 어지럽고 아쉬웠습니다... 정말 엄청난 묘사를 위해 그런거였다면, '와 정말 재밌는 기술을 쓰시는구나 끼얏호우!' 하면서 읽었을텐데, 한 줄의 단순한 심리묘사를 위해 갑자기 인칭이 바뀌었다가 다시 돌아오는건 잘 모르겠더라구요...
초반부 대학원과 대학원생들의 얘기가 나오는 파트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이래저래 떡밥과 신경쓰이는 행동들이 보이는 와중에 떨어지는 인물들의 이름 폭탄들, 굳이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게 묘사했어야했나? 이게 그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가 싶은 대학원 파트. 제가 2권까지 읽지는 않아서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1권 초반부에 나온 이 복잡한 묘사들이 작품내에서 중요하게 작용했을까?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해야했나? 싶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안톤 체호프가 말한 '체호프의 총' 이라는 문학장치를 여기까지 들고오면 너무 호들갑 일수도 있겠네요.
칼 세이건 선생님의 문학/비문학 작품에서, 정말 장황하고 어렵게 설명하려면 끝도없을 내용을, 최대한 독자들이 흥미있고 재밌게 읽을수있도록 치밀하게 계획하고 정리하여 풀어 쓴 글들이 비교되어 생각나기도했습니다. 쉽게 쓸 수 있는거라면, 어렵게 쓸 필요가 없는거라면 최대한 잘 읽히도록 쓰는게 좋다고 생각은해요.
이래저래 생각나는대로만 써봤습니다... 쓰고보니 뭔가 장르소설 헤이터 같기도하고 그런데, 나름 좀비물이나 밀리터리물, 나폴리탄이나 SCP같은 유저창작 이야기들도 재밌게 읽는편이라 굳이 색안경끼고 읽었다고 생각하지는않는데, 읽을 수록 묘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완독을 한게 아니라 말씀드린게 틀릴수도있지만, 엄청나게 잘 쓰인 책이다! 라는 말까지는 자신있게 하기 힘든거같긴해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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