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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다 읽고 표지를 찾으러 검색해보니 처음 나오는 글이
두 도시 이야기 펭귄 번역 병신이라는 말이라 조금 슬펐다
장광한 문장이 많아 읽기 좀 불편하긴 했지만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노골적으로 느껴진 문장은 없었는데, 그 글을 보니 병신이 맞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참고로 나 자신은 영어를 잘못한다
어쨌든 재밌었다
일전에 이 책을 읽는 도중에 독갤에 남긴 짧은 감상에서 나는
런던과 파리를 병치하여 묘사한 것은 사실 영국을 돌려까기 위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썼는데
다 읽고보니 그래도 영국은 살만한 곳으로 묘사한 건 맞는 것 같다
무제한적인 압제와 그것을 견디다 폭발하듯 분출된 무분별한 폭력을 동시에 비판하는 건 맞는데
에이 그래도 영국이 프랑스보다 낫지 라는 저열한 인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프랑스는 노예의 목을 졸라 죽여도 상관없으니 고혈을 짜내겠다는 느낌인데
영국은 적당히 목을 눌러주다가 가끔은 적당히 힘을 빼기도 하는 느낌
그런 느낌... 디킨스는 영국을 사랑하지만 옹호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편 혁명기의 역사적인 사실과 책의 내용 상에 있어서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것을, 해설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나도 로베스피에르나 마라의 이름은 들어봤고
실제로 드파르주 부부 같은 노동자들이 혁명과 살육을 주도했을 거라고는,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으면서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놀라지 않았다
다만 읽는 도중 그런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지 못하게 만든 것이 디킨스의 능력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등장인물들이 사실 모두 엮여있었다는 설정이나
언뜻 보면 구태의연한 대단원의 희생은
해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느껴진다
끔찍한 옛날을 그 시절의 형식으로 재현한 이야기 라는 의도
분노와 살육의 현장에서도 부활하는 한 줄기 희망, 그리스도적인.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마네트 박사와 루시의 관계가 아주 흥미롭고 슬펐다. 하나씩 떼놓고 보면 그저그런 캐릭터들인데 시너지 효과가 아주 좋았다
디킨스를 처음 읽어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장황하거나 고루하지 않고
끔찍한 운명 속에 위트와 아이러니를 잘 섞어낸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도 펭귄으로 재밌게 읽었어요. 판본 얘기가 많아서 여러 권 비교하며 읽었는데 펭귄쪽이 제일 술술 읽히게 번역해놨길래 선택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