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의 첫 단편인 아베일족을 읽었다

모리 오가이 첫경험이다

문체에서 다자이 오사무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매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먼저 사람이니 이 사람의 영향인가보다 싶은데

먼가 느낌이 너무 비슷한 듯도 해서 저 새기들이 파쿠리에 너무 과몰입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문체는 아주 맘에 들었다는 말이다

물론 글에 담긴 정서와 주제는 많이 다르다

시작부터 짧은 단편의 반 정도를 할애하여 어떤 다이묘의 개략적인 인생과 그 가신들에 얽힌 연보를 줄줄 읊는다

진짜 이게 뭐하는 짓일까 싶을 정도로, 단조롭고 무감정한 투로 시간을 이리저리 넘나들며 행적을 나열할 뿐이다

그러다 반쯤 되면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당연하게도 앞의 그 짓이 빌드업이었다는 사실이 판명된다

다른 사람들이 아베일족이라는 제목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상상할 지 모르겠으나

나는 대충 데즈카 오사무의 아야코 같은 이야기일 거라고 멋대로 상상했다. 아야코는 전후 일본 사회상을 어떤 지주 집안의 부침을 통해 묘사한 괜찮은 작품인데 나무위키로 대략적인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다들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아무 정보가 없으면.

그런데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고

역사 속에서 개인을 발견해낸다는, 문학의 시작 혹은 문학의 역사적 발자취? 그것을 재현하여 여기서 (일본에서) 시작하겠다는 모리 오가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殿를 주군이라 번역한 것 같은데 그것이 어쩔 수 없는 번역인 것은 알지만 주군으로 읽을 때 굉장히 이상하고 아쉬운 문장이 하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할 정도는 절대 아니다

어쨌든 모리 오가이에 대한 첫인상은 아주 좋다. 다 읽고 감상을 마저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