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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인 내가 대강 갈피를 잡게 도와준 책


본인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들뢰즈를 읽으려다 첫장부터 처참하게 찢겼다.

원저도 아닌 들뢰즈 사상과 분화라는 한국 책이었다.


리좀이 뭐? 라캉은 또 누구야?


철학책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바로 인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이론들을 하나 둘 언급하다 보면

그것들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안그래도 복잡한 논리 구조가 외계어로 바뀌어버린다.


이렇게 읽어도 얻어가는 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고 또 오독할까 두려웠다.


그래서 반납하러 갔다가 아래 칸에 꽂힌 이 책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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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을 위한 입문'


이 문장을 보고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무려 독붕이들이 그렇게 부르짓는 입.문.용.도.서 이다



평소에 사유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어렵겠지만

자신만의 생각이 많고 정리도 어느 정도 되어 있다면 술술 읽힌다.

마치 내가 얼굴만 알던 사람들의 이름을 쭉 나열해주는 느낌이다.

편견이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름 붙이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걸 참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인용되는 개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감을 잡게 된다.

하지만 이름만 알고 사유 할 줄 모르면 그냥 잡지식 많은 허접이 되기 때문에

개념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학하는 법, 철학자들이 사유하는 그 과정을 살피자. 이건 부록으로도 친절하게 나와있다.


읽다 보면 논리가 아주 마법 같아서 분명 읽었는데 읽히지 않는 문장들이 있다.

거기서 포기하지 말고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된다. 부록으로 그 방법까지 알려준다.

내가 많은 책을 본건 아니지만 이것보다 초심자에게 친절한 철학책은 거의 없다.

정 안읽히고 기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게 너무 힘들다 싶으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거 읽고 오길.

반대로 이거 읽고 물존안 읽으면 시시하다.



현대사상이라면서 프랑스 철학만 다룬 것은 책 속에서도 언급되는 단점이지만... 그것들만 읽어도 머리 터진다.








주의: 기존 가치관이 붕괴할 수 있음


매우 구조주의적으로 사고 하던 나는 참존가-현대사상입문-에반게리온의 포스트 모더니즘 3연타를 맞고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