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스 크로싱> - 존 윌리엄스



 이 책은 스토너(아직 읽지 않음)라는 책으로 알게 된 저자에 대한 호기심과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을 마주친 계기로 빌려 읽게 됐다. 처음에는 지극히 덤덤하고 건조한 문체에 따라가기 다소 버거웠으나, 50페이지쯤부터 들소 가죽상의 이야기, 들소 가죽 사냥꾼의 이야기에 점차 흥미가 커지면서 빨려들어가 읽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윌 앤드루스라는 하버드 대학생이 자연주의에 심취해 학교를 그만두고, 진정한 삶과 인생의 의미를 찾겠노라고 그 당시 시골이었던 서부로 향한다. 그렇게 도착한 부처스 크로싱(마을 이름)에서 밀러라는 사냥꾼을 만나고, 일행을 꾸려서 사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존 윌리엄스라는 작가는 이런 단순한 이야기에 몇몇의 등장인물과 주인공이 그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상념, 몇 가지 겪은 사건들에 대한 주인공의 생각들을 통해 마법 같은 솜씨로 자신의 인생관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인간은 늘 무언가를 추구한다. , 행복, 생존, 안정감, 휴식, 안녕, 그리고 존재의 이유까지 늘 무언가를 찾고, 애를 쓰고, 어디로 향하고, 흘러간다. 그 중에서 진실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작가는 앤드루스라는 인물을 통해, 그가 바라본 세상을 통해 우리들에게 말한다. 인간은 가진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삶의 관성과 그 관성이 빚어낸 환상, 그 관성을 통해 지금 당장 보유한 것들이 어떤 한 인간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고. 그런 거짓된 것들이야 말로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거라고 말이다.


 물론 <부처스 크로싱>은 허구의 이야기이고, 여기서 나오는 인물들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망한 사업가, 한몫잡으려고 일을 키운 사냥꾼, 그 욕심의 틈바구니에 끼어 삶을 소모한 무두장이와 야영꾼, 어떤 사상에 경도된 젊은이와 매춘부까지. 어디선가 한번쯤은 본 인물들이고, 실제 삶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들.


 그러나 이 이야기가 특별했던 까닭은 이런 전형적인 인물들이 서로 얽히면서 발생한 감정과 그 감정이 빚어낸 다음 사건들, 그 사건들을 관찰하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서 진실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작가의 목소리와 설득력이 그만큼 묵직했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라 퍽퍽하고 가슴에 묵직한 돌을 끼얹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사실 꿈과 희망보다는 각자의 어깨에 무거운 돌 하나를 짊어지고 묵묵히 산등성이를 올라서는 시지프의 삶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삶이라는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진실된 자세는 이 소설의 주인공 앤드루스처럼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갈 길을 가는 방법 뿐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조만간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스토너>를 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