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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슈디 옹이 피습당한지도 벌써 2년쯤 되가나, 암튼 그때 사서 이제 읽었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지만, 다시 설명하자면 이 풍자적인 소설의 출간으로 루슈디는 이슬람 세계의 적으로 낙인찍혀 이란의 호메이니에게 사형선고를 받아 근본주의자들의 위협에 꾸준히 시달렸다. 결국 22년에 강의 도중 피습당하면서 한쪽 눈과 건강을 잃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회복해 집필을 재개했다고 한다.

  이슬람 세계의 뜨거운 감자인 악마의 시의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자면, 비행기 추락에서 살아남은 인도의 국민 배우 지브릴 파리슈타와 영국으로 이민한 인도 성우 살라딘 참차가 사고 이후 점차 이슬람교의 천사와 악마로 변해간다는 이야기이다.

소설의 큰 주제가 되는 이민은 영국에서의 유학과 인도에서의 유년 시절을 경험한 작가의 경험이 크게 묻어나온다.
소설에선 이민과 정체성, 그리고 종교의 의미가 가장 큰 주제로 드러난다. 살라딘 참차는 아버지와 그가 태어난 인도를 증오해 영국인이 되길 노력하지만, 영국은 끝까지 그를 믿지 못할 외국인 취급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설은 미움받던 그가 정체성을 회복해가면서 키메라와 같은 영국-인도인의 혼종으로 발전해 자기 정체성과 화해하는 모습을 그린다.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1. 대천사로 변해가는 지브릴과 사탄으로 변해가는 살라딘
2. 선지자 무함마드와 그의 포교에 대항하는 자힐리아 사람들
3. 대천사 지브릴의 계시를 받은 소녀 아예샤가 바다를 갈라 메카로 향하려는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2,3번 이야기도 작중극 치고는 꽤 감동적이었다. 문제는 2번 이야기가 다소 파격적인지라 무슬림들에게 욕을 얻어먹었다. 일단, 소설의 주제가 무함마드가 다신교를 인정했다가 번복한 '악마의 시' 사건이기도 하고, 작중에서 선지자의 어린 아내 아예샤의 정조를 의심하거나 그녀를 흉내낸 창녀들의 활동이 사람들이 보기엔 영 좋지 않게 보인 모양이다.
여기서도 주제는 여전히 이주로 인해 변모하는 자아와, 선의 상징 무함마드와 악마의 시를 써내리는 자힐리아 시인 바알의 대결이다.
이 소설은 결코 무함마드와 아예샤를 깎아내리는 게 목적이 아닌데, 소설의 주제를 무시하고 신성모독에만 집착해 사형선고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어째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종교적인 주제에도, 이주라는 주제에도 완전한 해답을 내리지 않는다. 소설이 내린 결론이라고는 근본주의를 향한 동참 거부(작중에 호메이니로 추정되는 이란 이맘과의 설전 장면이 존재한다.)와 그럼에도 종교가 필요한 까닭 정도다.
세번째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종교가 필요한 이유를 역설한다. 계시를 받은 소녀 아예샤가 마을과 무신론자 지주의 병든 아내를 구원하기 위해 메카로 순례를 떠나고, 여기서 걷지 않고 명품 차량을 끌면서 사람들을 이성적으로 설득하려는 지주 미르자 사이드 악타르와의 대결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서는 선지자와 지주의 대결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의 다툼처럼 보였다. 인간의 능력과 지성을 벗어난 일의 대응에 있어서 작가는 신의 믿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실제로 아무런 규칙도, 의미도 없는 현실에서 낙천성을 잃지 않고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또 다른 핵심적인 주제인 이주와 변모에 대해서는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작가는 이주민들의 고달픈 삶과 편안할 수 없는 신세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실제로 작중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살라딘은 태어난대로 인도인으로도, 원하는대로 영국인으로도 살아갈 수 없다. 고생 끝에 그는 결과적으로 인도인인 동시에 영국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여 혼종으로 살아간다. 여기서 소설의 주제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세상 어디에도 순수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루슈디는 선과 악, 나와 타자라는 이분법을 거부하고 모든 것, 심지어 이상화된 선조차도 순수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상은 언제나 혼탁하고 너저분하다. 필자는 그 어떤 삶도 이상적이지만은 않고, 그러한 혼탁함이 세상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작가가 말하고 싶지 않았나 조심스레 예상한다.

악마의 시를 읽던 몇 주 동안, 간만에 재미있는 책을 발견해 독서의 맛을 되찾을 수 있었다. 루슈디의 소설이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쉴틈 없이 재미있다는 점에 있었다. 다만 주제가 독자들에게는 이국적인 이슬람교의 신앙이라는 점에서 다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었을 거 같다.
여러모로 마술적 리얼리즘을 선호하는 독자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이었다. 루슈디 작품을 여럿 읽어보고 나서 접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다음엔 수고양이 무어의 마지막 한숨이나, 광대 샬리마르를 읽어보며 루슈디 옹과 재회해야겠다.

*

소신발언) 루슈디 은근슬쩍 십덕스런 여캐 하나씩 집어넣는거 맘에듬

계시를 받은 나체 은발미소녀라니 오고곡

칼맞고도 살아남은 김에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구 루슈디 쿤 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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