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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자기 계발 앱이 깔려 있다. 나도 식단 관리 겸 운동량 체크용 앱, 만보기 앱,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 시간을 측정하면서 공부하는 앱, 독서 기록을 남기고 자신이 읽은 책을 공유하는 앱을 사용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쉬지 않고 다양한 자기 계발 기술을 사용하면서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 계발의 근거가 된 철학을 짚어보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소크라테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 니체처럼 소위 말하는 잘 팔리는 철학 자기계발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개인의 성찰과 발전을 중시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은 이제 주류 문화로 편입되어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심는다. 사람들은 사회에 신경쓸 새 없이 자기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무한경쟁을 주도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끝없는 자기 착취의 늪에 갇힌다.
사르트르도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언급되었는데, 사르트르 본인이 이를 알았다면 굉장히 언짢아했을 것 같다.

자기 계발 기술은 자신의 자아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고, 자기 계발 기술 속 소셜 기능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한다.
분명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기술인데, 오히려 내가 기술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오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운동량이 적다는 알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불안해하고, 이번 달에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지에 집착한다.
자기 계발 산업계는 유저들의 불안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자기 계발 컨텐츠를 팔아 수익을 창출한다.

자기 계발 기술이 끼치는 해악 때문에 자기 계발과 기술을 무작정 배척하면 안 되고, 기술이 사용되는 맥락을 바꾸어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한다.
하지만 저자는 새로운 세대가 자기 계발에만 집착하지 않고 월가 점령 운동, 기후위기 대책 촉구 운동에 참여하면서 직접 사회를 바꾸는 데 나서고 있으므로 점차 나아질 거라며 새로운 기술을 만들 사회 변혁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데… 잘 모르겠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아닌 것 같다.

평소 사용하던 기술에서 한 발짝 물러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인간과 기술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