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근 한 달만에) 도서관에 가서, 계획한 책을 한 권 빌리고
계획에 없던 책을 두 권 손에 들고, 더 빌리려고 둘러보다가
미시마 유키오의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뭐더라 교미인가 하여튼 그게 보이길래
독갤에서 제목을 몇 번 본 책이라, 거의 십 년만에 미시마를 다시 읽어볼까 하고 집어들었는데
절대로 읽고 싶지 않은 류의 글이 눈앞에 펼쳐졌다
예전에 분명히 미시마 유키오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역겹고 감상적으로만 느껴졌다. 마치 십여년 전에 다자이 오사무의 글을 읽으며 느낀 것과 비슷한 구토감이 밀려와 얼른 책을 제자리에 갖다두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럼 이제 다자이 오사무를 읽으면 또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읽을 생각은 없지만
얼마 전 지옥변 글 쓰려고 지옥변을 나무위키 줄거리로 다시 대충 훑어보고 아오조라 문고에 있는 원문도 조금 읽어봤는데
아쿠타가와는 지금도 좋더라
사실 예전에도 아쿠타가와를 미시마보다 더 좋아하긴 했지만
내가 미시마 유키오의 글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조금 충격적이다...
나이를 먹으며 취향이 바뀌어가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겪어왔고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기게까지 되었지만
역시 겪을 때마다 놀랍고 아주 조금 아프다
취향도 시간 지나면 바뀌는 게 당연하죠
ㅇㅇ....
나도 비문학만 좋아했으나 소설에 맛들이니 세상이 좀 덜 갑갑하게 보이더라
어 나는 반대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데 모르는 영역을 접한다고 해서 전혀 확실해지는 건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아주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게 되는 것 같긴 하다
나도 중학생 때는 데미안이랑 호밀밭이 인생 소설이었는데 지금 보라면 절대 안봄
하 나도 호밀밭 진짜 좋아했는데 다시 꺼내보기 두렵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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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는 읽어야 할 개인적 이유가 있어서 중학생 때 꾸역꾸역 읽었는데 너무 어려웠고 당연히 이해 못 했음 ㅋㅋ 해석 보고 하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은 왔는데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그런 무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만연체 특이 아닐까 처음 읽을땐 간결체보다 강렬한 인상으로 남지만 시간 지나서 다시 읽으면 되새기는 맛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