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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
전에 독갤 명문글을 보고 후다닥 구매하고 
념글에도 올라가게 해준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이 친구 전집을 사서 인증을 올렸었는데 
그 인증글에 이 책 재밌다고 추천 해준 댓글을 보고 이 책을 먼저 시도 하게됨 

념글에도 올라갔길래 무조건 완독해야겠다 맘을 먹었지만 

이 친구의 책을 읽는건 
나는 에세이파가 아니었음을 새삼 되새기는 과정이었다

환상적 번역 덕에 저 그윽한 얼굴을 다시 보기 전에는 이게
데이비드 인지 검머외 데이비드 김인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였로 한국어 완역이 잘되어있다 

외국 작가들 글 읽다 종종 느끼는 부자연스러움 
번역의 문제보다는 외국인이 쓴 글이라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그런 문제들 상투적으로 쓰이는 어구의 번역등에서 오는 부자연스러움이 일절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지만 (다만 원문 그대로를 읽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마이너스일듯) 

허나 내가 좋아하는건 이야기의 진행인지라 
책을 읽기가 좀 버거웠음 

거기다 주석을 많이 그리고 주석마다 굉장히 긴 글을 쓰는 스타일이 
몇몇 부분은 글의 흐름상 생략될 문장이나 파트를 세세히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좋지만 
어떤 부분은 주석 ㅡ본문 ㅡ주석을 왔다갔다하다가 내가 무슨 글을 읽었는지 갈피 잡기가 힘들어 질때도 있어서 
첫 파트 네이디어 호 이야기를 넘기기가 너무 힘들었다 

내 한가지 버릇은
책을 완독하기 전에는 책장이 아닌 다른 곳에 마구잡이로 널부러 놓는 것이고 
내 특징은 병렬적 독서를 정말 싫어한다는 것인데

이 두가지가 모호하게 뒤섞여서 
책 수십권을 아무데나 굴려놓는 안좋은 습관이 자리잡았다

그러다 
책이 너무 많이 나뒹굴 때 물이라도 쏟거나 날 나무라는 어머니의 호통이 들리면 그제서야 안읽은 책들을 정리시작하는데 

몇몇 권들은 다시 읽을 시도를 하지만 
대부분은 먼지 쌓인 시체들 사이로 유기하곤 한다 

슬프지만 이 책의 운명도 분명 그리 될줄 알았다 
하지만 그윽한 눈매가 만들어내는 
인조적 인기척 때문에 그러기가 너무 힘들었음 

게임 할 때 

“브론즈 벌레구나” 

음악 들으면서 인공기타 칠때

“코드가 틀렸어“ 

야심한 밤 

“그런 취향이구나..” 

결국 이 놈을 빠르게 완독하여 
책장에 버리기로 맘을 먹고 어떻게든 읽어가는 중이다 

반정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 사람 되게 음침하구나 였음 

말도 잘하고 (번역 덕에 카페에서 누가 떠드는 것을 엿듣는 기분이 있음) 머리 속에 든 것도 많고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는 너드끼에 주석을 읽다보면 터지는 유쾌함까지 모든게 다 완벽한데 

이 모든 기저에는 음침함이 깔려있다는게 핵심이다 
모든 글 , 주제의 근간엔 조금 삐뚤린 시선이 깔려있다 

근데 얘가 워낙 영특해선지 적절히 잘 끊거나 조금씩 풀어냄 
언뜻 보면 음침한 시선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를 정도로 
하지만 한 파트의 마지막까지 읽다보면 그 음침함을 좀 이해 할 수 있게됨 

글 솜시가 별로라 뭐라 딱히 표현은 못하겠는데 

마치 
새우깡에 들어있는 성분표를 보고 
이 과자가 어떻게 새우맛이야 라고 느끼겠지만 
먹다보면 이게 새우 베이스의 과자라는걸 확실히 알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여튼 재밌고 
내 취향은 아니지만 완독을 향해 달려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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