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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의 침팬지라는 책 제목을 보니 떠오른 책이다.


60년대에 출간된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 이상의 생물학 교양서 계의 고전인데, 당시까지 인간에 대해 탐구할 때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인문학적 접근법이 아니라 생물학적(동물행동학적)으로 접근하여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이라고 한다. 그 당시 충격은 가히 이기적 유전자의 그것 이상이었다고 한다.

'인간도 동물의 하나다'라는 말 자체는 마치 어떤 유명한 CF 캐치 프레이즈처럼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거기에는 항상 암묵적인 단서가 따라붙는다, '단, 특별하고 유일한 동물이다.'("도"라는 조사에서 이미 그러한 암묵적 단서의 편린이 엿보이지 않는가.) 이 책은 그러한 암묵적 단서가 없는 책이다. 말 그대로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한 동물학적 접근인 것이다.


제목은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인데, 사실 정확히 번역하자면 털 없는 유인원이라고 해야 맞겠지만 영어와는 달리 한국어의 "유인원"에는 원숭이라는 의미가 없어서 저자가 의도한 중의적인 느낌이 약간 죽어 버렸다는 것이 아쉽다. 이 털 없는 원숭이라는 호칭이 저자가 이 책에서 인간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나타낸다.


저자 데드먼스 모리스는 이 책의 성공에 고무되었는지 이후로 비슷한 책들(혹시 어디선가 "인간 여성의 유방은 엉덩이의 모방이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그러한 후속작 중의 하나인 벌거벗은 여자(The Naked Woman)에서 나온 말이다.)을 줄창 내놓게 되는데, 이 책 하나만 읽어도 충분할 것이다. 참고로 저자는 저명한 생물학자이면서 뛰어난 화가이기도 하다.


요즘 읽어도 의미가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재미 하나는 확실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