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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지도>는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걸작이고

<모래의 여자>도 불타버린 지도급은 아니지만
필력을 ㅇㅈ하지 않을 수 없는 명작인데

<타인의 얼굴>은 좀 많이 아쉽네...

실종 3부작으로 묶이는 세 작품 모두
주인공의 눈으로만 소설이 흘러가는
제한된 시점의 작품인데(모래의 여자는 3인칭)

<모래의 여자>나 <불타버린 지도>는
특정 장면에서 독자를 강렬하게 사로잡는
영화적인 연출력과, 그 안에 담긴 주제(철학)이
구성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감동이 있음
플롯은 불타버린 지도가 가장 복잡하고,
모래의 여자도 스토리는 심플한데 은근
이것저것 행적들은 복잡함

<타인의 얼굴>은 결이 가장 다름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나 사건이
아주 느리게 진행되서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
혼잣말과 독백과 찐따망상의 분량이 가장 많은데,
<토니오 크뢰거>처럼 딱 구조가 있다기보다는,
생각나는대로 '얼굴', '타인', '외모' 이런 주제에
주저리주저리 하는 느낌임

아주 큰 틀에서 봤을 때는 의식의 흐름이
흘러가는 구조가 없지는 않지만, 좀 지침...
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도 주저리주저리인데
강렬한 사건과 상징이 딱딱 나오고,
문체도 시적이고 아름다워서 읽을 맛이 나는데...

얼굴과 타인과 그런 철학적인 고찰들의
깊이가 얉은 건 아니라 중간중간 생각해볼 거리는
꽤 많다고 생각했지만, 문장읽는 맛도 없고
<모래의 여자>나 <불타버린 지도>에 비해
엄청 작정하고 쓴 작품은 아닌 것 같았음...
저거 두개는 문장이 깔끔했던 것 같은데,
타인의 얼굴은 인간실격마냥 문장이 좀 더러움


한줄평] 모래의 여자와 불타버린 지도가 좋기 때문에, 3부작이라는 측면에서는 읽을만하지만, 셋 중에서는 후달리는 작품

아 그리고 난해하다고 하는 평도 있었는데
술술 읽히는 느낌이 아닌거지 난해하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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