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bb807eb0866fa46cedd2e11381706ba398d5ebf6054ab7aba9f9946dd546499e8ea45470cdc47108cca3b89d6e9a2fa67157f4eaa007ac73fa88ebd769d21c5789bf7a95ed5b2c1691ab86ff993c1e



여태 모르고 살았네

생각해보니 지금쯤이면 이미 책도 나오고 했을라나 이거


책얘기) (장편 소설가 되기, 존 가드너, 94-95p)

작가의 시시콜콜한 관찰 습관으로 말하자면 내게는 또 다른 당혹스러운 기억이 있다. (중략) 우리는 길 한쪽에 차를 대고 구조를 위해 달려갔다. 뛰는 동안에도, 또 배에 관통상을 입은 9개월 임산부가 타고 있는 차의 문을 친구의 도움을 받아가며 비집어 열려고 낑낑대는 동안에도, 나는 내내 생각했다. 이걸 기억해야만 해! 지금의 내 느낌을! 이 광경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 문학과 무관한 내 친구는 아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친구보다 구조를 게을리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아니, 마음속으로 어떤 숭고한 장면을 떠올리며 오히려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행동했기 쉽다. [오탈자? 같은데, '행동하기 쉬워졌을 거다' 라 하는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가 어떻게 쏟아졌는지, 상처 주위의 살이 얼마나 빠르게 부풀어 올라서 불룩해졌는지 따위 구체적인 사실들에 비인간적으로 몰입하는, 그 상황을 객관화하는 나 자신에게 걷잡을 수 없는 역겨움이 밀려왔다. 차라리 내가 문학에 대해 백치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었다.

아니 무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