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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억속에 어렴풋이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소용돌이처럼 격정적이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라는 말이였다. 학창시절중 어느 선생님 한 분이 하셨던 말씀일 것이다. 학창시절 역사 수업에서 일제 부분에 그 많던 인물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처럼 쉬지 않고 달린 시절에 살았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람 목숨이 '사냥' 당하는 시절. 그 시절이 해방 전이든 해방정국이든 똑같다. 아직까지 근현대사는 논란이 많은 역사다. 그만큼 인물도 많고, 인물이 많음에 따라 사건도 많다. 경찰 시험 준비하는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근현대사 부분이 제일 어려워, 너무 많아 미치겠어."



 2. 일제시절에 많은 지성인들은 좌절했다. 좌절하고 다음에 취하는 행동이 중요하다. 일어나서 싸우는 행동, 아니면 그대로 폭압의 신발에 입을 맞추는 행동. 당시에 일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역하거나 소극적으로 입을 다문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민족을 버리지 않고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투사들이 대단하다. 그들은 제국에 맞섰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젠간 일어나는 해방을 위해 고군분투 했다. 그러다 정말 예상치 못하게 해방이 왔다. 밤에서 새벽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아침이 온 격처럼.



 3. 해방 후 많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라를 재건하려고 힘썼다. 우리가 보통 아는 인물들은 이승만, 김구, 여운형, 김규식, 김일성 정도다. 일제라는 공통의 적이 사라진 해방정국. 나라를 세우려는 공통 목표는 같았지만, 서로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달랐다. 각자의 길로 목표지에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4. 리영희 저작 중에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가 있다. 이는 정치도 좌우가 적절한 조화 앞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해방정국은 정말 격동의 시대였다. 중도파가 없는 좌우의 끊임없는 대립. 나는 여기서 지식인 행세를 하며 우파를 비난할 생각따윈 없다. 객관적인 시각을 잃고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을 비난하고 싶다. 극단은 모든것을 집어 삼킨다. 당시에 살았던 많은 힘없는 국민들은 사로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극단으로 나아갔다. 따로 노는 날개들로 전락한 것이다. 



 5. 나는 책에서 가장 주의깊게 읽어야할 부분은 맺음 말에 있다고 본다. 강준만은 극단주의는 당시 시대가 낳은 생존술이라고 한다. 일반 민중들은 참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앞세워서 이상향을 꿈꾸었다기 보단 '먹고 사는 문제'가 절실했다. 당장에 내일 목숨을 연명할지 의문인데 앉아서 '중간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극단으로 나아갔다고 한다. 우리는 일제때부터 아니, 조선때부터 분열과 대립을 겪어왔다. 남을 증오하는 일은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당장 현대로 시선을 돌려만 봐도 '혐오'가 이슈이다. 남과 북이 대립한 시기가 반세기가 넘는다. 이제 우리는 일방적인 극단의 시각을 조금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휴전상태인 것은 잘 알고 있다. 나는 단지 좌파나 우파 한쪽을 지지하자는 말이 아니다. 증오를 걷어내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