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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다른 갤에 쓴 글을 약간 변형해서 올립니다.


2. 그냥 취미로 파는 사람이고 아는 선에서 정보 공유한다 그런 느낌으로 떠드는거니 그리 알아주시길 ㅇㅇ..


3. 책 추천은 아래 쪽에 있습니다.)


사실은 독갤보다는 다른 어디 정치 커뮤에서 빈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책 추천하려는거니까 ㅇㅇ.. 가끔가다가 보수정치 관련된 서적 질문이 나오면 러셀 커크의 저작 『보수의 정신』과 보수의 정신의 축약본이라 할 수 있는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가 추천되고는 합니다.


처음부터 미국의 보수주의를 알고 싶어서 접근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위치에 있겠습니다. 분명 좋은 책은 맞으나 일단 여기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러셀 커크의 저작은 전지구적이고 보편적인 보수 이념 개론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단 러셀 커크의 책이 나온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미국에는 사실 보수적 전통이라 할만한 것이 없다는 것으로 시작합시다.


미국은 봉건제가 없던 약속된 광활한 토지에서 시작한 국가로 보수적 전통이라는 것이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구대륙 국가들의 경우 봉건제가 존재하였고 거기에서 이어진 보수적 전통이라는 게 존재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지구상에서 자유지상주의적 성격이 가장 강한 미국은 그렇게 나아갑니다. 하지만 점점 중앙집권적인 모습과 정부 개입의 요소가 점점 늘어나더니 기어코 뉴딜정책이라는 국가개입 경제의 끝판왕과도 같은 정책이 나타나게 됩니다.


여기서 미국의 보수파라는 사람들은 위기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중앙집권으로 변해가는 미국의 모습이 보기 싫다는거죠. 정부와 국가에 두려워하던 이들은 그들의 사상적 빈곤함을 극복하고자 conservatism의 토대를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미국인이기에 보수적 전통은 전무한 자유주의자들입니다. 그럼에도 현상유지파로서 보수를 자처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나마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과거 영국에 살았던 에드먼드 버크라는 당대의 한 계몽주의자를 보수의 화신으로 추앙하고 버크로부터 시작해 미국의 건국을 지나 戰後 미국, 1945~로 이어지는 거대한 대서사시를 만들어나갑니다. 미국이 보수주의의 국가라는 겁니다. Peter Viereck의 책 『보수주의 재고: 이데올로기에 맞선 반란, Conservatism Revisited: The Revolt Against Ideology』에서 Conservatism이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시작으로 한국의 보수 네티즌 사이에서 많이 언급되는 러셀 커크의 『보수의 정신, Conservative Mind』을 등을 거치며 미국 현상유지파의 거대한 보수주의 반란은 성공하게 됩니다. 이 사람들이 무엇을 했느냐가 궁금하시면 『네셔널 리뷰』라는 당대 보수부흥운동의 중심지였던 한 저널을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여튼 전후 미국에서 정부 개입을 필두로 한 사회 변화에 저항하고자 시작된 이 보수 운동은 결국 미국의 공화당을 집어삼키며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때 재밌게도 중앙정부의 시장개입에 반대한다는 공통점을 공유한다는 이유로 하이에크나 아인 랜드 같은 자유지상주의적 세력과의 불편한 동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런 요소까지 스깐 결과 오늘날의 미국 보수주의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미국의 보수파라는 건 이렇게 탄생한 집단으로 사실 보수적 전통과는 무관한 집단입니다.

지지 정당이 어디냐를 떠나서 한국 보수 세력이 그 스스로의 이념적 기반이 부실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의 보수 계통 진영에서는 외국의 보수를 한국으로 수입해오는 방향을 취했는데, 그때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미국의 보수입니다. 앞서보신 설명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건 한국에 실정에 전혀 맞지 않을 뿐더러, 딱히 근본 보수니 이런 것도 아닌 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노예의 길』이라는 책을 한국 보수파들이 인용해 현실 정치에 대입할 때, 그 괴리감은 상당합니다. 한국의 진보파든 보수파든 저 가르침을 따른 적이 없고 앞으로 따를 일도 없을 겁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와는 이질감이 엄청난 것이죠.


결국 러셀 커크의 저작을 읽는다는 건 이게 어디까지나 미국 보수의 이야기라는 점을 인지하고, 그리고 이것이 쓰여진 배경을 알아야 진정으로 이 책을 익히는 법이 되겠습니다. 커크 뿐만 아니라 배리 골드워터의 『보수주의자의 양심』 같은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맥락에서 추천하는 책이 보수주의 역사가 조지 H 내쉬의 『1945년 이후 미국 보수주의의 지적 운동』입니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비에렉, 커크 등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반란을 미국 보수주의자의 시각에서 풀어낸 역사서로 일단 두껍습니다. 두꺼운 덕택에 그들의 시작, 반목, 융합에 대한 이야기가 세세하게 나와있습니다.


보수의 정신도 두꺼운데 이걸 같이 읽기는 부담된다 싶으면 『자본주의에 맞서는 보수주의자들』이라는 책도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도 당대 보수주의자들의 이야기를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으니까요.


미국의 자유주의 관해서는 루이스 하츠 著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절판) 추천드립니다. 국내 서적 중에는 권용립 교수님이 쓴 『미국의 정치문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