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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만엔 원년의 풋볼>


희곡과 소설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에서 각각 수작을 얻은 올해의 문학계는, 그 수확을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코보 씨의 <친구>는 공동체 원리의 상냥하고 달콤한 잔학함을 그리고 있으며, 오에 겐자부로 씨의 <만엔 원년의 풋볼>은 공동체 원리의 국가적인 비극적 매혹과 그에 대한 저항을 그린다. 그 어느 쪽에도 (언뜻 보기에 관념적인 두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적이고, 토속적인, 오래된 공동체 사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부분이 흥미롭다.


<친구>의 대화는 뛰어나다. 일본어 희곡을 통틀어 이 정도로 대화 자체의 역학만으로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작품은 드물다. 작품의 블랙 유머는 햇볕을 쬐며 다음 희생자를 찾으러 출발하는 가족의 밝고 건전한 모습에서 정점에 달한다. 구성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희곡이며, 아베 씨의 추상주의적 실험이 여기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육감적인 느낌으로 나타난다.


<만엔 원년의 풋폴>은, 현재와 소과거와 대과거가 뒤섞이는 이야기를, 지하 곳간의 발견이라고 하는 훌륭한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문체로 섬세하게 이야기한다. 대단원에서 오에 씨가 '나'를 돌출시킴으로써, 소설의 감각적 세계는 진정으로 구조적인 것으로 변모한다. 작품에서 맛볼 수 있는 오에 씨의 독특한 악몽같은 현실은, 이 단계에 이르러 비장한 깊이마저 얻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깊은 소설적 체험을 했으나, '나'의 추락하는 감각·쇠락해가는 감각(근대)에 의존해 폭력·집단·영웅주의(신화)를 비판하는 소설의 관점 자체를 새로운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일본 근대 문학의 전통에 따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들었다.


-1967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