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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권여선 작품은 <안녕,주정뱅이>
요것만 읽어봤는데 이젠 재밌게 읽었는데 뭐였더라?
라는 기억만 어렴풋하게 남다가 어쩌다 눈 마주쳐 읽게됨.
각 수록작 별로 짧게 감상 남기고 총평으로 마무리합니다.
사슴벌레식 문답
-어쩔 수 없이 들어왔고 나갈 방법을 모르는 우리네 인생. 어쩌다 여기 까지 왔을까, 어찌하든 여기까지 와버렸다.
실버들 천만사
-엄마와 딸은 서로 배우는걸까
연결된 것을 억지로 부정해봐야 꼬이기만 하는가. 누군가는 누군가의 존재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쨍한 목소리.
하늘높이 아름답게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 채, 고귀하고 아름다운 생을 살고있다고 착각하면서 위선을 저지르는게 아닐까
무구
-누구나 순진한 때가 있었고, 순진하기에 두려운 것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저지를 수 있었고. 순진함이 없다면 그 뒤엔 뭐가 있을까. 변화나 어떤 새로움(흥미,관심)이 있을까. 작가의 두려움을 어렴풋하게 읽은 느낌.
깜빡이
-가족이란 무엇인가. 지겹고도 속이 꽉 막히는 듯한 막막함. 그 와중에 한줄기 웃음이란...
어렵고도 고단하다. 그리고 모두들 그런 삶을 사는 듯싶다.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
-자신이 의도하지 못했건만, 누군가는 피해를 봤다하고 또 누군가는 원수가 되었다.
그것은 사실인가 아닌가를 따질 새 없이, 채권자는 채무자를 쉴 새 없이 몰아치며, 그 심리적 고통 자체로 채무를 이행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당당한 것은 그 채무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하는 시가 떠오른다.
기억의 왈츠
-그 당시에 내가 무심했었기에 상처주었던 일이 문득 떠오르며, 이제는 그 당시 상대의 기분을 추측하며,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회상과 반성하는 이야기.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본인의 사정과, 과거의 모자랐던 자신에 대한 이해와 그에 동반한 용서를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기대하는 이야기. 꽤나 좋았음.
총평 - 나이든 작가의 삶의 소회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로 읽혀졌다.
타인에 대해 의식하지 못했던 지점들에 대한 아쉬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외면해야 했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 등을 다룬 단편선.
권여선 소설가는 자기 자신과 화해를 하기 위해 이 소설들을 쓰지 않았을까.
자신에게 가혹한 이 시대에게 스스로를 채찍질한다거나 위로하는 단순한 이야기는 절대 아니었다. 삶의 어쩔수 없는 가혹함들에 휘둘렸다고 합리화 하는 자신을 제대로 반성하고, 그곳에서부터 자신을 용서하면서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전반적인 테마가 '60대의 삶의 소회'였는데, 깜빡깜빡하고 가물가물한 것들을 붙잡으려 애쓰는게 삶의 후반부에 들어서서 삶이란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 아쉬움을 달래려고 안간힘을 쓰는 느낌이 인간적으로 느껴져서 참 좋았음.
p.s)마지막에 평론가가 단편을 전체로 묶으면서 총체적인 감상을 하기보단 몇 편을 필두로 정치적 맥락으로 해석하는 꼬라지를 보고 학을 뗐다.
평론가 쉑땜에 좋은 단편들 읽은 기분을 다 망침.
억압과 소외라는 키워드만 뽑아내면 바로 정치적 맥락과 현시국을 들먹이는 꼬라지가 참 아니꼬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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