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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부터 간단히 하자면,
어떤 외진 섬에 시계를 팔러 온 외판원이
한 소녀를 죽이고 본인의 알리바이와 동선을
계속 생각하는 내용임
소설 전체가 묘사로 가득차있는데
처음에는 소녀 죽은 내용도 죽인 내용도
안나와서 이해가 안되고
묘사가 왤케 많은지 지루하기도 함
근데 소녀의 죽음과 연관되면서
풍경묘사가 나오는 이유가 알리바이로
연결되는데, 문체와 묘사에 대한 부분이
서사와 주제랑 이어져서 버무려지는 작품들이
나는 참 좋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
<마담보바리>, <설국>, <코스모스> 이런 작품...
<금각사>는 위 작품들과 결이 비슷하지만,
<오후의 예항> 풍경 묘사는 구성이나 주제와
깊게 관련되기보단 풍부함을 만드는 역할에
머문다고 생각해
주인공이 그 하루의 자기 동선과 디테일들을
계속 되뇌이기 때문에, 비슷한 풍경 묘사가
계속 반복되고 앞뒤가 다른 내용이 나오고,
본인이 왜곡하다가 수정하고,
시간대가 다른 사건들이 스무스하게 겹쳐지고,
주인공의 다른 과거 기억들이 튀어나오고,
묘사가 많은 소설을 보면 좀 머리아프고
잘 안읽히긴 하는데, 탐미주의나 사실주의랑은
또다른 느낌으로 기하학적이고 초현실적인
것같기도 한 특이한 묘사들이 재밌음
누보 로망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
로브그리예의 다른 작품, <질투>도 읽어보려구
<마담 보바리> 샤를의 모자 묘사를 강화한 것 같은,
상상하기도 힘든 멋진 묘사가 인상깊어서 남김
" 그것은 함석으로 된 육중한 부표였고, 물 위에 떠올라 있는 부분은 곧추선 원뿔 위로 금속 막대와 판들이 조립된 복합체였다. 그 결합체 전체는 바다 표면보다 3, 4미터 높이 솟아 있었고, 원뿔 모양 받침대만으로도 그 높이의 절반 가까이는 되었다. 나머지는 보기에도 명백히 균등한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먼저 네 개의 수직 쇠기둥을 가로대들로 결합시킨 정사각형 단면의, 빛이 통과하는 가늘고 작은 탑이 원뿔의 뾰족한 끝 위에 서 있었다. 그 위에는 수직 창살들로 된 일종의 원통형 새장이 중심에 놓인 불빛 신호를 보호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세 개의 이등변 삼각형이 그 구조물의 큰 축을 연장하는 한 막대에 의해 원통에서 분리된 상태로 꼭대기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속이 꽉 찼고, 하나의 꼭대기가 그다음 것의 수평적 밑변을 그 중심에서 떠받치는 식으로 포개져 있었다. 건축물 전체가 아주 새까만 색으로 칠해 있었다. "
전에 질투 추천했었는데 질투 좋음ㅋㅋㅋㅋㅋㅋ 엿보는 자를 좋아했으면 좋아할 것
심리묘사가 없는 심리소설임 좆됨
ㅇㅋㅋ 소설이 확실히 세련됨 품격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