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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먼 사이비 전도서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전혀 그런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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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출판사에서 종교 문1해2력 총서라는 시리즈를 냈는데 그 중 두번째로 불교에 관한 책이다


종교 문1해2력 총서란 비종교인이 엄청나게 늘어난 지금 현실에서, 주로 비종교인들이 종교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시의성을 갖춘 내용을 담아 말 그대로 종교에 대한 문1해2력을 높여주기 위한 시리즈라고 한다


종교 일반, 불교, 기독교, 이슬람, 원불교 이렇게 5권으로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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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저자들과 진행자 한 명이 함께 모여 각 책들의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상도 있다


그래서 무슨 내용이냐 요약하자면


너무나 꼬여버린 불교 사상사의 현실 앞에서


붓다가 직접 한 말을 찾아보았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인도 베다 문명의 기본적인 교리와 자이나 교의 교리와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해내려오는 인도 고행 전통과


전륜성왕이라는 호칭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빠알리(팔리어)와 쌍쓰끄리땀(산스크리트어)이 어떤 관계였는지, 붓다는 쌍쓰끄리땀에 의한 전승을 왜 막았는지


불교에 관해 알고 있던 것 중에 무엇이 죽 이어져내려온 것이고 무엇이 후기에 추가된 것인지 또 무엇이 왜곡된 것인지


슬슬 훑으며 지나간다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충 봐도 문헌학, 언어학, 종교학, 역사학, 이것저것 다 다뤄야한다. 사실 술술 훑어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다


저자 본인도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학문적 정당화와 근거를 제시하는 일을 과감하게 배제할 것이고, 결론과 그 결론의 의미를 밝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리기 위해 필자는 주석 혹은 출처 제시 등을 대부분 생략할 것이다.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자신이 이해한 바를 근거로 다시 원전 자료에서 시작해서 해당하는 대목에 대한 이해에 도전해보기 바란다."


참 내...


내가 이해한 바는 이렇다


붓다는 애초에 인도 고행 전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즉 윤회와 까르마가 붓다의 모든 논리에 전제된다


까르마는 보통 좋은 까르마와 나쁜 까르마를 하나의 게이지로 퉁쳐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쁜 짓을 좀 한 후 좋은 짓을 존나게 많이 하면 상쇄된다는 인식)


인도 자이나교에서는 좋은 까르마에 대한 보상은 좋은 결과로, 나쁜 까르마에 대한 업보는 나쁜 결과로, 즉 게이지가 각각 따로 설정되어 있다고 하며


붓다의 인식 또한 그랬을 것이라고 한다


나쁜 까르마에 대한 나쁜 결과는 언젠가 받을 수 밖에 없다. 지금 안 받으면 내생에 받는다. 그래서 고행자들은 고행을 하는 것이다. 나쁜 결과를 미리 받아서 나쁜 까르마를 없애려는 것이다. 이런 의미가 있었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윤회는 베다 문명의 제사 의식에서 기원한 인식인데


두 가지 서로 다른 기원을 가진 컨셉이 하나로 합쳐져 있었던 것이 당시 인도 고행자들의 인식이라고 한다


붓다도 이런 인식 속에 있었는데


붓다가 나쁜 까르마를 없애기 위한 고행을 금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탈하면 윤회하지 않을테니 나쁜 까르마를 없앨 필요가 없는 것이다


책에도 나오는 표현인데 마이너스 통장을 받아놓고 파산 신청을 하는 격의 혁신이다


그래서 해탈은 어떻게 하느냐


붓다 본인은 댜나(선禪) 상태에서 '죽음 없음' 을 얻었고 깨달았다고 주장한다


그 댜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고귀한 (이의) 네 진리(사성제)이고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으로 여덟 단계 고귀한 길(팔정도)을 제시한다


또 후대에 체계화된 것으로 여겨지는 12마디 의지하여 생겨남(12연기)도 있는데


어쨌든 붓다 본인이 살아있을 때에는 4개 8개 던져주고 적당히 알아서 해라~ 하는 게 아니라 한 명 한 명 맞춤식 가르침 지도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댜나에 빨리 닿는 이가 있고 늦게 닿는 이가 있고 닿지 못하는 이가 있었다


그래서 고귀한 (이의) 네 진리(사성제)는


1. 인생이 고생이라는 고귀한 진리 2. 고생의 근원이라는 고귀한 진리 3. 고생의 소멸이라는 고귀한 진리 4. 고생의 소멸로 이끄는 길이라는 고귀한 진리


요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생의 근원 = 갈구 라고 한다


좋은 거 먹으면 또 먹고 싶고 아픈 건 피하고 싶고 이런 마음 자체가 고생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갈구를 없애면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4번이 여덟 단계 고귀한 길(팔정도)인 거고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모든 건 붓다가 직접 겪거나 경험한 단계가 아니고


붓다 본인이 도달한 경지를, 다른 사람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가르친 개념과 방법인 것이다


붓다는 어쨌든 댜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한편 이 때 불교 수행자들의 목적은 자연스럽게 갈구를 없애는 것이 된다


그런데 12마디 의지하여 생겨남(12연기)에 따르면 갈구는 깨달음으로 없앨 수 있다 (존나 길어서 못 옮기겠으니 궁금하면 책 읽어라)


근데 이 깨달음이 위에 쓴 댜나가 아니고 '꿰뚫어 알아차림(반야般若)' 이다


그래서 이제 댜나 그만하고 '꿰뚫어 알아차림의 궁극(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 합시다 하는 사람도 막 나오고 그래서 불교 철학사가 다이나믹해졌다고 한다...


어쨌든 내가 이해한 바는 이런데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고


그래서 맨 앞에 쓴 현실성과 시의성은 어디 갔냐고 하면


책을 직접 읽으면 잘 알 수 있다...


나는 붓다 주장의 핵심만 요약하려다보니 횡설수설하고 교리 중심적인 얘기만 썼는데


저자의 필치는 매끄럽고 자신만만하며 풍자적이고 폐부를 찌르는 데가 있으니 관심이 생기면 읽어 보기 바란다


정치적인 문제 앞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서 교단을 지켜낸 붓다의 일화 등 평소 불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과 다른 재미난 이야기도 있고


어려웠지만 재밌었다 아니 어렵다기보다... 정보의 홍수에 압도되었다고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