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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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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다

어쩌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 인지도면에서는 가장 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다소 교조적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내용인데,

메이지 지식인으로서의 나쓰메 소세키가 직접 말하는 듯한 교설이 듬뿍 들어가있는 터라,

읽는데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은 구조적으로도 제법 정교하게 짜여있고,

소탈한 묘사들이 투박할 수 있는 작품의 빈틈을 잘 채워주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단 작품에는 소세키가 흔히 그려내는 세계

즉 명과 암의 세계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소세키는 명을 섬기고 암을 질책하지 않는다


두 인물이 등장한다

누가 보아도 소세키의 현현처럼 느껴지는, 전직 교사이자 아둔한 세상에 초연한 태도를 일관하는 도야 선생

비관으로 가득찬 채 세상에 대한 증오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외톨이 청년 다카야나기


도야 선생은 진정한 문학사의 길을 닦기 위해 속세를 내놓은, 성인(聖人)처럼 그려진다

그는 속세에서 세 번의 실패를 겪은 뒤(부임한 학교에서 여러모로 배척 당하며 번번이 쫓겨난 신세다)

문학 잡지에 글을 투고하고, 인격론이라는 저서를 집필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매사에 초탈하여 자주 꾸짖음을 듣는다. 그는 세상에 있어서, 한심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묵묵히 그의 길을 취한다.


도야의 파트만 따라가면 이 작품은 도야의 해탈기를 그린 성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성전을 인간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다카야나기의 몫이다


다카야나기는 도야에게 있어서 배신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 나오는 부분이다. 도야가 쫓겨난 학교 중에 다카야나기가 재학중이었던 학교도 있었던 것이다.

다카야나기는 어쩌면 유다와도 같은 존재다.


다카야나기는 생활에 시달리고, 세상과 자신이 일치하지 않음에 시달리고, 자신의 모자람과 신세를 질책하고 한탄한다.

그리고 그런 그가 세상에 뜻을 펼치려는 도야를 만난다.


어라, 이렇게 보면 이것은 다카야나기가 도야에게 교화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소세키는 문학을 (이글턴 같은 학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종교의 대체재로 섬김으로써, 자본주의에 매도된 메이지인들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하는 것일까?


또 하나 소개하지 않은 인물이 있다.

다카야나기의 친우인, 도련님 나카노다.


구김살이 없고, 주인공의 친구로서 늘 속세에 충실하며, 어울리지 못하는 주인공을 끌어들이는, 죄와 벌로 치면 라주미힌 같은 인물이다.

작중 도야 선생의 입을 빌려 부자들을 질타하는 소세키는 나카노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까?

아주 지독한 자본가 부르주아로? 다카야나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꺼먼 속인으로?


아니다. 나카노는 다카야나기의 또 다른 구원자다.

도야 선생이 성인으로서 다카야나기의 구원자였다면, 나카노는 인간으로서의 구원자다.

사실 하는 짓이 거의 성인군자처럼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다카야나기가 받는 구원은 결국 완전히 신성에 의존한 구원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극히 소탈한 구원인 것이다.



소세키는 어찌 되었든 늘 사람에서, 인세(人世)에서 시작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소세키 문학에 마술적인 힘이 있다면

그건 신비나 초월을 통한 것이 아닌, 복잡하고 장황하며 사사로운 인간사를 사랑스럽게 뒤바꾸는, 지극히 소소한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