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루키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고, 뜬금포로 등장하는거 같은 섹스라는 요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행위로서의 섹스가 전혀 무의미하다고는 생각이 들진 않네요

하루키의 초기작이라던가 후기작이라던가 단편이나 장편등 그 엄던 책을 들고와도 주제라고 우리가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 상실이라는 키워드일 텐데, 이것을 생각하면서 하루키 책을 읽는다면 섹스가 그렇게까지 툭튀어나온다던가 의미가 없다던가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잘 알지 못해서 그런것 일 수도 있겠지만 바타유의 에로티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에로티즘, 즉 어떤 성적인 행위에 대해서 그것을 상실과 작은 죽음으로서 표현하는게 하루키가 말하고자하는 바와 딱 들어맞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하루키 책에서 반복되어서 등장하는 판타지 적인 요소 또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것들도 우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말도 안되는 사건 - 생선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던가 갑자기 도시로 들어간다던가 - 들도 정말 무의미하게 서사를 진행시키기위한 도구로서만 존재하지는 않는 것처럼, 섹스라는 요소 또한 등장인물에게 있어서 필연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키 책에서 등장하는 대다수의 인물들은 상실을 겪었거나 그것을 극복했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하나의 상실을 경험하는 인물들인데, 남녀의 합일과 그 이후의 분리라는 측면에서도 행위로서 색스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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