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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좀 됐지만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리뷰를 작성해봄.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라 갤에도 읽어본 사람이 많을 듯함. 다만 제목만 알고 있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 기본적인 내용을 먼저 소개함.
다른 소설들과 비교했을 때에 특이한 점이 크게 3가지 있었는데 차차 풀어내겠음.
1. 이 책은 크게 2가지 섹션으로 나눌 수 있음. 제목은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이지만 사실 무어 이외에도 주인공이 한 명 더 있기 때문임.
첫번째 섹션은 당연히 '수고양이 무어'의 이야기임. 그의 일생(정확히 보면 그의 죽음은 '편자의 후기' 부분에 적혀있긴 함.)에 대한 이야기를 자서전의 형식으로 풀어내었음. 즉 화자가 무어 본인임.
두번째 섹션은 또다른 주인공인 궁정 악장 '요하네스 크라이슬러'의 이야기임. 크라이슬러의 경우에는 일생까지는 적혀있지 않음. 정확히 말하자면 요하네스 크라이슬러라는 사람의 수난기를 적어 놓았다고 보면 됨. 이 양반은 진짜로 내내 고생만 함. 중간에 한 번 암살 당할 뻔 하기도 하고. 또한 무어 사이드와는 다르게 자서전 형식이 아님. 루쉰의 '아Q정전'처럼 타인이 특정 인물을 관찰한 대로 작성되었음.
그 타인은 마이스터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임. 2가지 섹션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함.
길게 말할 것 없이 바로 소개하겠음. 마이스터 아브라함이 바로 수고양이 무어의 주인이자 요하네스 크라이슬러의 후견인(?), 혹은 음악에 관해서는 스승임. 크라이슬러의 유년기에 이미 중년 정도였으므로 나이차는 많이 나는 것으로 묘사됨. 작중에서도 아브라함은 노인이라는 언급이 있고.
얼핏 보면 섞이기 힘든 이야기들을 마이스터 아브라함이라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 인물로 풀어냈다고 볼 수 있음.
2. 이건 책의 해석 부분에도 적혀 있는 대목임. 바로 인용을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점. 그렇게까지 인용을 많이 삽입한 데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고 봄.
첫번째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귀족, 왕족, 혹은 그들의 고용인, 혹은 학식 있는 이들임. 따라서 일부러 많이 넣은 것으로 보임. 인물들의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서. 특히 크라이슬러가 전문적인 음악 용어나 작품에 관해서 굉장히 언급을 많이 한다는 점이 그러함. 그런 부분들을 보니 확실히 정신 문제가 있긴 하다만 유능한 작곡가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느꼈음.
두번째
인용을 통해 여러 분야의 학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함도 있다고 봄. 뭐 부정적으로 말하면 학식 자랑이지. 작가인 E.T.A. 호프만의 행보를 보면 실제로 교양이 충만했던 이임은 확실함. 아마 크라이슬러가 호프만 자신을 모델로 한 캐릭터라고 생각함. 그도 크라이슬러처럼 법조인 경력이 있었으며 또한 작곡가이기도 했기에. 뭐 보통 인용은 주장에 권위를 싣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지. 그러니까 무어처럼 학식 자랑에 환장한 인물과도 잘 맞고. 뭐 인(人)은 아니지 않나 싶긴 하지만.
3. 문장 하나하나가 굉장히 긺. 한 호흡에는 다 읽을 수가 없을 정도로.
처음에는 나도 읽지 말라고 이렇게 써놨나 싶었음. 덕분에 저자인 호프만에게 굉장히 짜증이 났었음. 근데 그게 아니었음.
문장 단위가 엄청 긴 이유는 극문학처럼 쓰였기 때문임. 문장을 한 번 잘 읽어보셈. 거의 모든 장면이 인물들의 대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 대화 속에 각 인물들이 그러한 대사를 하며 내제하고 있는 감정 또한 그대로 기술해놨고. 그래서 긴 거임. 호프만이 글을 괴랄하게 쓰는 게 아니라 단지 극문학적인 문체를 레퍼런스로 한 거였음.
이게 특이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거임. 개인적으로는 극을 위해 만든 대본이 아닌 일반 소설에 굳이 극의 문체를 적용한 점은 특이하다고 봄. 좀 더 인물들의 감정을 풍부하게 내비치고자 일부러 차용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임.
E.T.A. 호프만 저,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을 읽고,
거기에서 발견했던 특이한 점 3가지를 바탕으로 감상을 나눠봤음.
첫번째가 이야기를 전혀 다른 두 섹션으로 나누고 이를 유려하게 봉합한 점, 두번째가 인용을 매우 많이 사용한 점, 세번째가 일반 소설에서 극문학의 문체를 사용한 점이었음.
흥미롭농 재밌어 이거?
3번을 보면서 문체에 대해 적응하려고 하면 재밌어질 거임
이야기 자체는 재밌음. 오히려 무어보다도 특히 크라이슬러 부분이 재밌음.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