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댁은 그 많은 딸들을 하늘만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딸을 기를 때 큰딸 용숙은 샘이 많고 만사가 칠칠하여 대갓집 맏며느리가 될 거라고 했다.
둘째 딸 용빈은 영민하고 훤칠하여 뉘 집 아들자식과 바꿀까 보냐 싶었다.
셋째 딸 용란은 옷고름 한 짝 달아 입지 못하는 말괄량이지만 달나라 항아같이 어여쁘니 으레 남들이 다 시중들 것이요, 남편 사랑을 독차지하리라 생각하였다.
넷째 딸 용옥은 딸 중에서 제일 인물이 떨어지지만 손끝이야 야물고, 말이 적고 심정이 고와서 없는 살림이라도 알뜰히 꾸며나갈 것이니 걱정 없다고 했다.
막내둥이 용혜는 어리광꾼이요, 엄마 옆이 아니면 잠을 못 잔다. 그러나 연한 배같이 상냥하고 귀염성스러워 어느 집 막내며느리가 되어 호강할 것이라는 것이다."
"용숙이 과부가 됨으로써 한실댁의 첫 꿈은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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