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캐릭터 소설이 아닌 소설이라고 하면, 삶에대한 철학을 담고 있거나, 어떤 질문을 하는 ─ 이를테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같은 ─ 그런 내용이 될텐데, 그게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왜냐면 이미 수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질문을 반복해서 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첨언은 별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너희들도 생각 해 보면, 문학작품은 고전을 주로 읽지 않나? 그러니깐, 순문학에 가까울수록 옛날의 책이지 않은가? 현대의 저작물은 대부분 교양서 혹은 지식을 전달하는 책과 비슷한 부류들이 주를 이루지 않나?
내 생각에는 AI나 로봇, 아니면 전쟁이 터져서 또다른 사상이 개화하지 않으면 많은 순문학이 내포하는 주제와 질문이 옛날에 이미 했던것을 반복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히려 경소설이나 장르소설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게 아닐까? 디시 힛갤에 올라온 만화를 보는데 너무 클리셰적인 내용이어서 잘 그린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이십여 컷을 보고 끄고나서 든 생각.
시대 별로 소설이 담고 있는 시대 상의 반영과 그 표현 기법 등이 계속해서 변화했는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계속 반복된다는건 동의한다. 하지만 난 소설이 당대 사회 이면의 본질을 담고 풀어낸다고 생각하기에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치있는 소설은 탄생할거라 본다. 그 소설이 발견되는건 다른 일이겠지만.
알고보면 비슷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이 주를 이룬다고 해도 그것을 각자의 필치로 담아내서 글을 읽었을 때 '이거 그거랑 같은 거네' 라며 후회한 적 거의 없음. 또 대부분의 작가가 비슷한 질문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기껏해야 나온 대안이 경소설 장르소설이라...
포스트모더니즘이랍시고 경시받는 장르소설과 '순문학'의 경계 허물기가 제법 이루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들은 제법 고급에 속하는 걸로 받아들여지지. 책 좀 즐긴다는 작자들도 어려워하는. 브라우티건처럼 간편한 축에 속하는 작가도 있긴 한데, 뭐 어쨋든 이렇게 변증법적으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현재의, 일반적인 의미의 경소설이나 장르소설이 재조명 받는 일은 드물 거 같음. 난 허영심이 예술에 관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고 보는데 일단 '간지'가 안 나잖아 경소설이나 장르소설은 ㅋㅋㅋ
이미 포화상태인듯 ㅇㅇ 이제 신선한게 없어
김연수 산문집(소설가의 일?)을 읽는데, 거기에 소설가가 해야 할 것은 새로운 문장 밖에 없다고 하던 게 기억나네요.